[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실업률이 4.6%를 기록해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영국 노동당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최저 임금·세금 인상 정책으로 노동 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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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통계청(ONS)은 10일(현지시간) "4월 영국의 실업률이 4.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달 기록(4.5%)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영국 실업률은 코로나 팬데믹이 절정을 이루던 지난 2020년 12월에 5.3%를 찍은 뒤 지속적으로 떨어져 2022년 7월과 8월에는 3.6%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ONS는 "고용주들은 3월과 4월 사이에 급여를 지급하는 직원을 5만5000명 줄였다"며 "일자리는 줄고 실업 수당을 청구하는 사람은 늘었다"고 말했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영국 고용 시장의 냉각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임금 상승세 또한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ONS 발표 자료에 따르면 보너스를 제외한 주당 평균 임금의 연간 증가율은 5.2%로 둔화됐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5.3%를 밑돌았고, 3월까지 3개월 동안의 5.5%보다 낮아진 수치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작년 10월 예산안에 포함한 기업 부담 국민보험료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등 핵심 정책이 올해 4월 발효됐고 기업들은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실업률은 높아지고 임금 성장은 둔화되면서 노동 시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컨설팅 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루스 그레고리는 "고용 시장이 붕괴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지표는 노동 수요가 분명히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날 실업률 지표가 발표되면서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0.4% 하락한 1.349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금융정책위원회(MPC)가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11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에 비해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인 것이다.
금리 예상에 민감한 2년 국채 수익률은 0.07%포인트 하락해 3.94%를 기록했고, 차입 비용 절감에 따른 효과 기대감으로 주택 건설업체 주가가 급등했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