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직접 소통 민심 경청...시장 깜짝 방문
취임식 직후 여야 대표 오찬...野와 협치 시동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화제다. 경청통합수석실은 대통령실 밖에 위치한다. 앞으로 질문하는 기자의 얼굴이 생중계된다. 취임식 날 여야 대표와 오찬을 함께했다. 장·차관을 국민으로부터 추천받는다. 현충일 행사 뒤 시장을 깜짝 방문했다. 하나같이 파격적이다.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소통은 국민과 야당, 언론과의 벽을 허문 낮은 자세의 쌍방향 소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국민과의 소통은 민심 경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민사회수석실을 경청통합수석실로 확대하고 사무실을 대통령실 밖에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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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의장과 정당대표와의 오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우원식 국회의장,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천하람 개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 2025.06.04 photo@newspim.com |
더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갈등 조정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밑바닥 민심을 생생하게 챙기겠다는 것이다. 구중궁궐에 갇혀 민심에 역행했던 과거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다.
장·차관과 공공기관장 등을 일반 대중으로부터 추천받는 '국민추천제'는 또 다른 형태의 국민 직접 소통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0일 오전 브리핑에서 "국민의 집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진정성 있게 일하는 진짜 인재를 널리 발굴하겠다"며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국민주권정부'의 문을 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돼 직접 참여하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서 시작한다"며 "이제 국민 여러분이 진짜 대한민국을 이끌 일꾼을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직접 현장 민심을 챙길 방침이다. 이 대통령이 6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념식 행사가 끝난 뒤 예고 없이 시장을 찾은 것은 그 예고편이다. 이 대통령은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동작구 사당동의 남성사계시장을 약 23분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음식 등 식료품을 파는 가게에 들러 몇 가지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주민들과 격의 없이 악수하며 인사했다고 한다.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신변 경호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념보다는 실용을 중시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이념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만든 '먹사니즘', '잘사니즘'이라는 조어가 이를 대변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 대통령은 앞으로 자주 현장을 찾아 국민 눈높이의 소통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과의 소통에도 발 벗고 나섰다. 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취임식을 가진 직후 여야 대표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에게 "자주 연락드릴 테니 자주 시간 내 달라"고 했다. 야당과의 협치에 시동을 건 것이다. 자주 보자는 약속이 지켜진다면 협치로 한발짝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약속한 대로 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권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기까지 2년 7개월 임기 동안 야당 대표와 딱 한 차례 따로 만났다. 불통 그 자체였다. "정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잇따르고 있어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언론과의 소통도 확 바뀐다. 미국 백악관처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질문하는 기자의 얼굴이 생중계될 것으로 보인다. 쌍방향 소통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언론인의 소통은 권위주의적인 대통령 일방 소통으로 흐를 개연성이 다분하다. 이를 차단하고 수평적인 쌍방향 소통을 보장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실 대변인과 관계자만 비추던 일방적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 기자들 질의 응답하는 과정과 장면을 쌍방향으로 생생히 전달하겠다"며 "국민들의 알 권리와 브리핑 투명성을 높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과 언론의 소통 현장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카메라 4대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라면서 "6월 중순 이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국민과 야당, 언론과의 소통에 성공할지는 이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다. 첫 단추를 잘 꿴 초심을 유지하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