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국 대선 결과에 중국 언급하며 '외교 결례'
외교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진행에 방점 둔 발언"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미국 백악관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의 영향력을 우려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5일 "한국 대선과 별개 사안으로 보고 있다"면서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교부는 "백악관 공보실 백그라운드 언급의 방점은 한국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진행되었다는 데 있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외교부는 또 "대선 결과에 대한 미측의 공식 입장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명의 성명에 잘 나타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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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 gdlee@newspim.com |
백악관은 지난 3일(현지 시각)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미 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며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다음날인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한·중 관계가 제3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미국에 대해 "이간질하지 말라"고 강력 반발한 바 있다.
백악관이 동맹국의 선거 결과를 논평하면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을 우려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이재명 정부에게 중국에 대한 '거리두기'를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언급은 중국은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백악관이 이 발표를 한 이후 외교적 채널로 이 언급의 취지 등에 대해 미국과 소통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제가 있는 발언이지만 정부가 한·미 관계 등을 고려해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해 백악관과 결이 다른 입장을 보였다. 국무부가 같은 날 루비오 장관 명의로 발표한 공식 성명은 중국에 대한 언급 없이 이 대통령 당선 축하와 함께 "새로 출범하는 이재명 정부와 한미일 3자 협력 등 안보, 경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