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부자 사용 '변질'...재정 부담 심각" 지적
중구, 사업확대 시 사실상 예산대책 없어 우려증폭
이 시장 "현안사업 지속 중요...시행 신중검토" 당부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중구의 지역화폐 '중구통' 사업에 대해 날을 세워 직격해 주목된다.
'중구통'이 김제선 중구청장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자체가 매칭사업으로 추진되는 특성상 재정 부담이 크며, 또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장우 시장은 2일 열린 6월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인환 중구 부구청장의 '중구통' 운영 계획 설명에 지역화폐의 본질적 구조 부실 등 조목조목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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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은 6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역화폐 '중구통' 운영 계획에 대한 지역화폐의 본질적 구조 부실 등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2025.06.02 gyun507@newspim.com |
이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지역화폐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지역화폐는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사업으로 본질상 대표적인 '포퓰리즘' 사업이라면서,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사업이 효율적이라며 본격 추진에 나섰다.
이런 사이에 민주당 소속 김제선 후보가 지난해 재보선을 통해 중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지역화폐 사업 부활을 예고하면서 이장우 시장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결국 중구는 올해 15억 원을 투입해 오는 10일부터 이른바 '중구통'으로 정해진 지역화폐 사업을 선보인다. 출시 첫달인 6월에는 10% 캐시백을 제공하고 평시에는 7%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장우 시장은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 시장은 이날 "현재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에서 '온누리상품권'이 활용 중인데 10% 할인 혜택이 있다"며 "때문에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이 중복돼 시민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서민을 위해 도입된 지역화폐의 본질적 의미가 변질됐음을 강조했다.
이장우 시장은 "모임에 갔더니 변호사나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 사회적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인데 가족 전체가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도덕적 해이'를 지적한 바 있다"며 관련 예산이 당초 목적과는 달리 오용된 사례가 빈번했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선8기는 소상공인의 직접 지원에 수백억 원을 지원했다"면서 민선 8기가 시민 혈세를 허투로 쓰지 않도록 관련 사업의 대상자를 명확히 하고 지원했음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국·시비 매칭 사업 특성상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했다.
먼저 "정부 방침대로 지역화폐 사업이 확대되면 시 예산을 1년에 2000억원 정도 사용해야 하는데 그러면 시 주요 사업을 추진키 어렵다"며 "가뜩이나 세수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래서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시장은 문인환 부구청장에 "관련 사업 예산이 확대될 경우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느냐"고 묻자 문 부구청장은 "아직 정해진 액수(계획)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이 시장은 크게 우려하며 "만약 정부에서 300억 원의 지역화폐 예산을 주면 우리는 1300억 원을 매칭해야 한다"며 시행 이후 예산 문제를 염려했다.
중구의 재정자립도는 12.6%로, 대전 5개 자치구 중 동구(10.2%)에 이어 뒤에서 두번째다. 전국 자치구 평균 재정자립도(28.1%) 보다 2배 넘게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이장우 시장은 "세수는 감소하고 있고 부채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화폐 문제에 대해 시는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지역화폐 때문에) 주요 현안사업이 멈춰선 안되기 때문에 시행 여부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