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스퍼 뉴스 "레비 회장, 사우디측과 이적 협상 착수"
이적 전문가 "며칠 내 포스테코글루 감독 거취 결정"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토트넘 홋스퍼가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지만 북런던의 공기는 차갑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홋스퍼 회장이 캡틴 손흥민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헤어질 결심'을 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구단 내부 소식에 정통한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었을 수 있다"며 "다니엘 레비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측과 이적 협상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북런던의 태양'과의 이별이 예고된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는 집요하다. 알 힐랄과 알 이티하드 등 구단들은 이미 계약 협상에 돌입한 상태로 알려졌다. 연봉 제안은 이전보다 훨씬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과거 제시했던 2530만 파운드(약 471억원)보다 높은 금액으로 손흥민이 현재 토트넘에서 받는 988만 파운드(약 183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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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사진=토트넘] |
이적설은 손흥민의 부상과 체력 저하, 계약 만료 시점이 맞물리며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토트넘은 이적료를 마지막으로 챙길 수 있는 기회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체자 카드도 마련됐다. 독일 대표팀 출신 르로이 자네가 손흥민의 빈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구단 내 복수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령탑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도 안갯속이다.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리그 17위라는 최악 성적이 레비 회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일 "레비 회장이 며칠 내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리그 17위까지 추락하며 감독 경질설에 휘말렸다. 유로파리그 16강 진출조차 힘겹던 상황에서 우승까지 거머쥐며 기적 같은 반전을 이뤘지만 경기력에 대한 불만은 여전했다. 8강부터 결승까지 드러난 전술적 완성도 부족은 '우승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위기를 키웠다.
레비 회장은 결승전을 앞두고 주요 선수들과 비공식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선수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손흥민은 결승 직후 "감독님이 17년 만의 우승을 안겼다.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고 옹호했고, 매디슨과 쿨루셉스키, 로메로 등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레비 회장의 시선은 감성보다 성과에 머물고 있다. '유로파 왕관' 하나로는 결별을 되돌리기엔 부족하며 북런던은 이미 '리셋' 버튼을 준비했다는 전망이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