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 1.5%→0.8%…금통위 "금리 인하해 하방압력 완화 적절"
美 무역협상 상황, 추경 정부부양책, 주요국 통화 정책…경기 앞길 '첩첩산중'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대선을 닷새 앞둔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0.25%p 낮추기로 의결했다. 중소기업 등에 지원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1.25%에서 연 1.00%로 인하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통화정책 완화기조로 돌아선 지난해 10월 이후 이번이 네번째다.
![]() |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결정문에서 "가계대출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을 지난 2월 1.5%에서 0.8%로 낮췄다. 이 같은 성장률은 코로나19시기였던 2020년 -0.7%의 이례적인 역성장 이후 가장 낮은 0%대 성장이다.
한은은 이날 경기 판단에 대해서도 "1분기 역성장에 이어 4월에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으며 고용은 전체 취업자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은 감소세를 이어갔다"며 "내수 부진은 점차 완화되겠지만 속도는 더딜 것이며 수출은 미국 관세부과 영향 등으로 둔화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
한은의 올해 성장률 0.8% 전망은 이달초 나왔던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한국금융연구원의 수정전망과 같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경로에 "(한미)무역협상 전개 상황, 정부 경기부양책,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결국 아직도 진행중인 미국발 관세전쟁 등의 영향으로 수출까지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 라도 낮춰 소비·투자를 살리는 경기 진작이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충분한 재정정책이 동반되지 않는 가운데 금리만 계속 내릴 경우, 경기 부양 효과는 미미하고 부동산으로 돈이 몰려 결국 집값과 가계부채만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2.00%p까지 벌어진 미국(4.25∼4.50%)과의 금리 격차도 달러/원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측면 등은 한은의 고민이다.
금통위는 앞서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고, 1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1월 쉬었다가 2월 다시 0.25%p 인하로 통화 완화를 재개했지만, 지난달 다시 동결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0.1%에 그친 작년 4분기 성장률과 미국 관세정책 위험을 근거로 시장에서는 인하 기대가 컸으나 당시 1500원을 넘보는 달러/원 환율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ojh11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