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이 26일(현지시간) "다음달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모든 회원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나토 안팎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나토가 현재 2%인 국방비 지출 목표를 5%로 올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관측과 보도가 계속 이어졌으나 나토 수장이 이 수치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나토 정상회의는 다음달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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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에서 기자회견하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州) 데이턴에서 열린 나토 의회연맹 춘계총회에 참석해 "국방 예산 증액 계획은 핵심적인 군사적 요구, 즉 견고한 방어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인프라와 복원력을 포함한 국방 관련 투자에도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뤼터 사무총장이 이달 초 나토 회원국에 직접적인 군사비 지출을 GDP의 3.5%로 늘리고 그외 인프라와 사이버 보안 등 광범위한 안보 부문에 1.5%를 지출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도 당시 "뤼터 사무총장이 모든 나토 회원국에 편지를 보내 오는 2032년까지 군사비 지출을 3.5%로 늘리고, 인프라 등 관련 비용도 같은 기간 1.5%로 늘리자는 목표가 정상회의에서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새로운 국방비 지출 목표는 안보와 방어에 필요한 (군사적) 역량을 구출할 수 있는 규모이어야 하며, 미국의 지출 비율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비는 작년 GDP의 3.38%였다.
그는 5%의 구체적인 지출 구성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직접적인) 군사비 지출은 3%를 상당히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24년까지 2%를 달성하자고 약속해 놓고 실제로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2014년 합의가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회원국별로 매년 명확한 증액 폭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자 2024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2%로 늘리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작년 현재 크로아티아(1.81%)와 포르투갈(1.55%), 이탈리아(1.49%), 캐나다(1.37%), 벨기에(1.30%), 룩셈부르크(1.29), 슬로베니아(1.29%), 스페인(1.28) 등은 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나토 회원국 중 국방비가 5%에 달하는 국가는 아직 없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폴란드가 약 4.7%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발트 3국 중)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가 향후 2년 안에 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15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비공식 회의에서 "다음달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때쯤이면 모든 회원국이 5% 목표에 합의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