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약품과의 패키지딜 성과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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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리가켐바이오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하며 돈 버는 바이오기업으로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향체약물접합체(ADC) 신약후보 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추진한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수익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16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65%, 293%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65억원으로 191%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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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을 끌어올린 배경으로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이 꼽힌다. 지난해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ADC 신약후보물질 'LCB97'의 전 세계 독점권에 대해 9436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올 3월 회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3년 매출액(341억원)의 100분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리가켐바이오는 2006년 설립 이후 꾸준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왔다. 현재까지 총 1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공개된 계약 규모만 9조6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인해 적자가 지속됐다. 2022년 기준 영업손실은 504억원, 2023년에는 808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20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 암젠과 얀센, 오노약품공업 등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기술이전 성과를 냈고 계약규모가 커짐에 따라 마일스톤 수령 규모도 기존 대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0월 오노약품공업과 ADC 신약후보 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동시에 이전하는 '패키지딜'을 성사하며 수익성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해당 딜은 전임상 단계의 L1CAM ADC 신약 후보물질 'LCB97'의 글로벌 독점권리와 리가켐바이오의 독자 개발 ADC 플랫폼 '콘쥬올'(ConjuAll)을 이용한 ADC 후보물질 발굴·공동연구 등으로 두 건의 계약을 체결한 첫 사례였다.
오노약품은 지난달 ADC 플랫폼과 관련해 첫 타겟을 지정하며 리가켐의 플랫폼 기술을 약물 개발에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첫 타겟 지정과 함께 해당 타겟에 대한 독점 사용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리가켐에 '타겟 독점궈 유지금'을 지급했으며, 이는 1분기 매출에 반영됐다. 오노약품이 향후 또 다른 타겟을 지정할 수 있어, 독점권 유지금 수령과 매출 인식이 지속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오리온의 품에 안기면서 연구개발(R&D) 투자와 임상 진행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했다. 오리온은 2024년 1월, 리가켐바이오의 지분 25.73%를 약 5485억원에 인수했다.
회사의 연구개발비 규모는 2023년 810억원에서 2024년 1133억원으로 확대됐다. 올 1분기에는 322억원을 집행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의 투자금에 보유금을 더해 총 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공격적인 연구개발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올해 마일스톤 수익이 확대되며 지난해에 이어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얀센에 기술이전한 Trop-2 ADC 'LCB84'의 임상 1상 결과가 하반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2상 진입과 옵션 권리 행사에 따라 26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이 유입될 수 있다. 추가 기술이전 소식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연이은 임상 성과와 경쟁 플랫폼 대비 우수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바탕으로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위한 논의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