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기업 지분 12% 재매입…60% 지분율 회복
자사주 44만주 출연…우호지분 확대·경영권 방어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한진칼이 오너일가 지분 매각으로 고려아연에 넘어갔던 정석기업 지분을 4년 만에 다시 확보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정석기업 비상장주식 15만469주(12.22%)를 520억원에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해당 지분은 고려아연으로부터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가 다음달 16일 체결되면 한진칼의 정석기업 지분율은 기존 48.27%에서 60.49%(74만4789주)로 높아지게 된다.
정석기업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관 등 주요 부동산을 보유한 임대·관리 회사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아호 '정석'을 따 이름 붙여졌다. 그룹 내에서 '알짜 자산'을 관리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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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B787-10. [사진=대한항공] |
앞서 한진칼과 오너일가는 정석기업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9년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로 발생한 2700억원 규모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2021년 3월 지분 12.22%를 고려아연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재규어제1호유한회사에 매각한 바 있다. 해당 지분은 지난해 말 고려아연으로 이전됐으며, 이번에 한진칼이 이를 다시 사들이며 4년 만에 그룹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상속세 완납 이후 오너일가가 지배구조 안정화와 핵심 자산 회수를 동시에 추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진칼은 같은날 자사주 44만44주(보통주 기준 0.7%)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고 공시했다. 전일 종가 기준 총액은 약 662억7000만원에 달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복지기금에 증여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이로써 조원태 회장 측 우호지분은 기존 19.96%에서 20.66%로 늘어났고, 2대 주주인 호반건설(18.46%)과의 지분 격차는 1.5%포인트에서 2.2%포인트로 벌어졌다.
이 같은 자사주 출연 역시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오너 측 지배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호반건설은 장내 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17.44%에서 18.46%로 끌어올리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키운 바 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