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이퐁 라인 감산…멕시코 공장서 美 물량 확대할 듯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전자가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로 인해 베트남 공장의 냉장고 생산 물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베트남 하이퐁 공장의 냉장고 생산라인 가동률을 낮춰 물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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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LG전자] |
대신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 생산량을 늘려 미국 시장 공급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책으로 추정한다. LG전자는 상호 관세 여파를 피하고자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기반한 스윙 생산 체제를 이용하고 있다. 이번 베트남 공장의 생산 물량 조정 역시 그 일환이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베트남에 46%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90일 동안 유예한 상황이다. 인도 27%, 멕시코 최대 25%, 한국 25%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다만, 멕시코산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면세 대상이 될 수 있다.
LG전자는 현재 베트남 하이퐁, 멕시코 몬테레이, 인도 노이다·푸네 등에서 각각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베트남의 냉장고 생산 라인의 경우 2023년 구축한 최신 설비로 알려졌다. 하이퐁에서 생산된 냉장고는 80만~160만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7월까지 유예 종료 기한이 남은 만큼 LG전자는 베트남과 미국의 무역 협상을 지켜보며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가전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기거나 가격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마지막 방안으로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오븐 등을 다 생산할 수 있도록 용지를 준비해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