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임성훈 교수팀, 경두개직류자극 시뮬레이션
손상된 두개골 디지털 뇌 모델 구축해 치료 안정성 확인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두개골이 손상된 환자도 스마트폰 전류량 1000분의 1 수준의 비침습적 전류량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12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임성훈 교수(공동교신저자), 성빈센트병원 윤미정(제1저자) 교수 연구팀이 뇌 수술로 인한 두개골 손상 환자 5명과 뇌 수술을 받은 적이 없고 환자와 연령을 맞춘 대조군 5명을 비교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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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임성훈, 성빈센트병원 재활의학과 윤미정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
신경조절치료로 사용되는 '경두개직류자극(tDCS,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치료는 외상 및 수술 등 사유로 인해 두개골에 손상이 있는 환자는 사용할 수 없는 제한점이 있었다. 해당 치료는 두피에 전극을 부착하여 전류 저항성이 높은 두개골을 통과하면서 분산되어 원하는 부위에 자극을 도달시키는 방식이나, 두개골 손상이 있는 경우 손상 부위로 전류의 흐름이 변하게 되어 치료 목표점이 아닌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MRI 검사영상을 분석해 디지털 뇌 모델을 만들고, 가상환경에서 tDCS를 시뮬레이션하며 뇌피질에 영향을 주는 전기장 및 전류의 흐름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치료 중 뇌피질에 의도하지 않은 자극을 방지하기 위해서 두개골 구멍인 버홀(burr hole)에서 60mm 떨어져 전극 위치를 조절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기장 강도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tDCS는 피부 표면(두피)에 부착된 양극과 음극 전극을 통해 미세한 직류를 흘려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기능을 조절하는 일종의 신경조절술이다. 우선적으로는 자극 부위 근처의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하지만,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신경세포 특성을 활용하여 뇌 내부의 신경회로까지 영향을 주는 원리로 치료를 진행한다.
뇌기능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통증이 없고 안전한 방법으로 뇌의 특정 부위를 국소적으로 자극하여 뇌기능을 향상시킨다.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뇌종양 등 뇌질환 후 운동 기능이나 인지 기능이 저하된 환자가 치료대상이다.
이 치료법은 비침습적이고 스마트폰 대비 약 1/1000 수준에 불과한 전류량(최대 2mA)과 전자파(약 0.001W/kg) 노출로 인체 위해성과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다. 하지만 뇌출혈로 인한 혈종을 제거하기 위해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혈액을 배액하는 버홀 수술 환자처럼 두개골이 손상된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가 금기로 여겨져 왔다.
임성훈 교수는 "수술 후 버홀 부위 주변에는 두피가 움푹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환자의 MRI 영상 검사로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확인하고 반영하여 분석하였다"며 "향후 두개골 손상 환자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tDCS 치료법 개발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의 지원으로 텍사스 대학교의 연구진과 국제공동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의료정보 분야 학술지인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