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해제 이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계엄 선포를 TV 뉴스로 처음 알았다고 하자'는 취지의 말 맞추기 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30일 군사법원에서 열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고인이지만 이날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 측이 "여 전 사령관이 계엄을 방송을 통해 알았다고 하자, 안보폰 통화내역을 지우라는 얘기를 했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다.
곽 전 사령관에 따르면, 계엄 해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오전 5시 34분쯤 여 전 사령관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해당 발언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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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해제 이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계엄 선포를 TV 뉴스로 처음 알았다고 하자'는 취지의 말 맞추기 요구를 받았다고 30일 군사법원에서 증언했다. 사진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뉴스핌DB] |
곽 전 사령관을 비롯한 계엄 관련자들은 그동안 국회 청문회 등에서 계엄 선포 사실을 방송 뉴스를 통해 인지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그는 이후 '양심선언'을 통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언급했고, 계엄 선포 이틀 전인 12월 1일에는 특전사 병력이 투입될 구체적인 장소 지시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재판에서 지난해 11월 9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모임 당시,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배치할 구체적 계획이 논의됐다고 증언했다.
그 자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곽종근·여인형·이진우 전 사령관 등이 함께 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도 중간에 동석했다고 한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자리에 있었고, 김 전 장관이 각자 한마디씩 해보라고 했다"며 "이진우·여인형 전 사령관이 각각 수방사는 국회, 방첩사는 선관위로 간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장관이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에게 전화를 연결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하게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통화하는 모습까진 봤지만, 정확한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곽 전 사령관은 "직접적으로 '계엄'이란 단어가 오가진 않았지만, 확보해야 할 여러 장소에 관해 얘기했던 것 같다"며 "저와 여인형, 이진우, 강호필까지 임무 복창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