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호조에도 2분기 실적 '경고등'…고관세·수요둔화 겹쳐
불확실성 속 프리미엄 제품 승부수…HBM·갤럭시 양축 전략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1분기 갤럭시 S25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 고관세 정책 변화, 스마트폰 수요 하락 조짐 등 삼중고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에 2분기 실적 방어를 위한 삼성전자의 대응 전략에 눈이 쏠리고 있다.
◆ 갤럭시 덕 본 1분기…2분기는 관세·수요 둔화 겹쳐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1405억원, 영업이익 6조6853억원의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1.2%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2분기 이후 실적 흐름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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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분기 실적 방어에 핵심 역할을 한 모바일경험(MX) 부문은 2분기 비수기 진입과 더불어 글로벌 관세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전체 스마트폰 수요가 전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관세 유예 조치가 해제될 경우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 모두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에 따른 불확실한 거시경제 속에서 스마트폰 수요는 전년 대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블릿 성장세도 둔화되겠지만 프리미엄 수요는 유지될 것이며, 웨어러블은 프리미엄 수요 증가와 신흥시장 보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국 고관세 정책에 '대응 모드'…생산지 이전도 검토
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최근 관세 정책의 급변, 주요국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사업 영향 예측과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는 상호관세 유예 조치로 10% 보편관세만 적용되고 있지만, 품목별 관세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정책 변화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고관세 영향권에 드는 국가에 생산 거점을 둔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필요 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완화할 경우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에 대해선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 향배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응 방안을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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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HBM3E·2나노 앞세워 수익성 방어
2분기 실적을 담당할 또 다른 축으로는 고부가 메모리인 HBM 제품군 확대를 제시했다. 회사 측은 "HBM 판매량은 1분기에 저점을 찍었으며, HBM3E 제품이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매 분기 계단식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HBM4 역시 계획대로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커스텀 HBM4 및 HBM4E 과제는 복수의 고객사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제품은 2026년부터 매출 기여가 예상된다.
파운드리 부문은 2나노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공정의 신뢰성 평가를 완료하고,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2나노 및 4나노, HPC·AI 고객 과제를 포함한 5나노 이하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이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리스크에 대비한 헷지 전략과 함께 북미 고객사의 강한 수요에 대응해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