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운정중앙역 1·2, 5·6블록 대금 미납 사실상 취소
연체금 누적 계약금 초과해...LH, 사업해지 수순돌입
사업 시행 믿고 기다린 사청 당첨자들 고스란히 피해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GTX 운정중앙역 일대는 주상복합(주복) 아파트 6개 블록과 상업지구 등 원스톱 주거가 가능한 특급입지다. 이에 GTX 역세권 특별계획구역으로 개발에 집중했으나 시행사 문제 등으로 좌초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3·4블록 시행사 재계약 등으로 다시 정상화 되는 듯 했으나 우려했던 문제가 표면화 되고 있다. 주복 4개 블록 및 상업지구를 거의 독점적으로 계약한 시행사 인창개발(이하 인창)이 중도금 대금 납부를 수차례 연기하는 등 위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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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3지구 주상복합 1·2·5·6블록 위치도. [자료=인창개발] 2025.04.25 atbodo@newspim.com |
인창은 운정3지구 해당 부지 외에도 서울 등지에서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계약 당사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인창 측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인창은 2021년 12월 LH로부터 해당 부지를 7260억 원에 낙찰받고 계약했다. 하지만 토지 매입대금 7523억 원 가운데 계약금(725억 원) 납부 후 몇 년째 중도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올해 1월 31일 밀린 중도금 연체이자가 계약금을 초과해 즉각적인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LH가 최종 통보를 하자 인창 측은 연체대금을 낼 수 있다며 자금납부 각서를 제출해 기한이 연장됐다. 하지만 연장 기한인 3월 31일까지 연체이자도, 중도금도 납부하지 못했다.
이에 LH는 인창 측에 계약해지 요건이 발생했음을 재통보하고 기한이익 상실 안내를 위한 납부 최고서를 발송했다. 이럴 경우 14일 이내 연체금 납부나 중도금 납부 등 이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한이익 상실 처리가 된다. 이후에도 납부되지 않을 경우 다시 14일 동안 해지 절차가 진행돼 4월 말이면 계약 해지가 절차가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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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운정중앙역 주상복합 용지. [사진=LH] 2025.04.25 atbodo@newspim.com |
LH 관계자는 "특별계획구역 사업 추진이 목적인만큼 이를 위해 즉각적인 계약 해지보다 기간을 유예해 왔다"면서도 "이제는 더이상 유예할 수없을 만큼 상당한 시일이 지났고 납부 이행 가능성도 많지 않은 것으로 보여 4월 내에 계약 해지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재 상황 및 향후 대안 등을 확인하기 위해 <뉴스핌>은 경기북부취재본부를 통해 인창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인창 본사를 비롯해 어디에서도 책임있게 사업을 진행하는 담당 부서 및 담당자와 연결되지 않았다.
오랜 시간 여러 경로를 통해 어렵게 담당 실장 연락처를 확보해 통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계약해지 위기 상황인데도 의아할 정도로 태연한 태도였다.
그는 "운정중앙역 주복 등 개발상황과 관련해 따로 얘기할게 없다"며 "관련 내용은 본사 홍보팀에 연락하라"고만 했다. 그래서 "홍보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돌리려 하는가"라고 묻자 "홍보 대행사에 맡겨 분양 업무 외에도 본사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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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운정중앙역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도. [사진=파주시] 2025.04.25 atbodo@newspim.com |
당연히 대행사 연락처를 물으니 되레 연락처를 남기면 전해준다고 해서 부득이 연락처를 남겼다. 기다려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급하게 다른 경로를 통해 본사 이사 연락처를 확보했다. 바로 연락해보니 자리에 없다며 연락처를 남기라고 했다. 역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인창이 너무 느긋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인창 독자적인 문제가 아니다. 운정3지구 알짜입지를 모두 잡아놓고 계약해지 위기에 몰렸음에도 나몰라라식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시 인창에서 진행한 사전청약 공급물량은 1블록 392가구, 2블록 250가구, 5블록 332가구, 6블록 340가구 등 총 1314가구였다. 한 예로 1블록 1순위 경쟁률은 47대 1(248가구 모집에 1만345명 지원)로 치열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운정신도시연합회(운정연)에 따르면 "현재 LH에서 (인창에 대해) GTX 특별계획구역 주복1·2, 5·6블록 중도금 등 대금 체납에 따른 정식 해약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LH에서 인창측에 4월 24일까지 1차 대금납부 최고 및 기한이익 상실을 통보했지만 끝내 대금납부가 안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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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운정중앙역 특별계획구역 개발 계획도. [사진=파주시] 2025.04.25 atbodo@newspim.com |
운정연은 "이에 따라 LH의 해약절차를 위한 기한이익이 상실되고 2차적으로 LH에서 14일 이상 기간을 두고 즉시 전액 변제를 촉구했다"며 "그럼에도 대금이 납부되지 않아 즉시 해제 건으로 발생돼 LH에서 계약을 해제 할수 있어 5월 중으로 해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창측에서 GTX 특별계획구역 주복 1·2, 5·6블록의 PF대출 지급보증 및 책임준공 시공사를 구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려고 계속 노력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정연은 인창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뉴스핌> 경기북부본부에서 인창 관계자를 유선상으로 접촉해본 결과 그들은 생각만큼 시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言笑自若(언소자약)적인 태도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자가 느낀 바로는 애매모호 자세나 마찬가지였다.
몇년째 표류한 특별계획구역 사업인 주복과 상업지구 개발이 계속 늦어지면서 사전청약 등 믿고 기다려온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창이 계약 해지되더라도 3·4블록처럼 재계약으로 사업 정상화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게 돼 결국은 피해로 귀결된다.
이에 대해 수요자 측에서는 "현 상황은 더 이상 기다릴 수도, 기다려서도 안 되는 입장"이라며 "정부와 LH는 강건너 불보듯하는 방관자적 태도보다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시행 주체인 인창에 대해 결자해지의 자세로 적극적인 사업추진에 나서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atbod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