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빛을 조각하는 작가' 안소니 맥콜, 그 스펙타클한 '빛의 미술' 한국서 본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빛과 안개,공간의 시네마 안소니 맥콜 내한전
21세기에 먼저 도착한 아티스트,시대 만들어
50년 작업세계 아시아 최초공개, 9월7일까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서울 북촌의 비영리 전시공간 푸투라 서울(Futura Seoul)이 지난 5월 1일 '미디어 아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안소니 맥콜(Anthony McCall, 1946~)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개막했다. '안소니 맥콜: Works 1972-2020'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작품전은 그 스케일 등으로 인해 좀처럼 접하기 힘든 스펙터클한 미디어 아트 전시회라는 점에서 화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5.04.28 art29@newspim.com

오는 9월 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안소니 맥콜이 50여 년에 걸쳐 구축한 예술세계를 압축적으로 선보이는 대표작이 선별됐다. 무엇보다 일방통행적 작품이 아니라, 관객과 작품이 서로 소통하고 반응하는 인터랙티브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은 작가가 만든 작품 안에 직접 '들어가' 빛과 공간, 소리와 파장을 경험하며 '작가와 나' 사이에 드라마틱하게 흐르는 예술을 느낄 수 있다.

푸투라 서울의 칠흑처럼 어두운 메인전시장의 10.8m 높이 천장에서는 맥콜이 만든 두 줄기의 강렬한 빛이 바닥에 쏟아지듯 떨어지며 형상들이 겹쳐지고, 스며든다. 어두운 공간에서 투사되는 빛에 부드러운 안개가 어우러지면서 천장에서 바닥까지 원뿔형의 빛의 장막이 만들어진다. 분명히 물성이 없는 빛인데 3차원 공간의 물성이 느껴지는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안소니 맥콜에게 왜 '빛을 조각하는 작가'라는 닉네임이 부여됐는지 고개가 끄떡여지는 작품이다. 푸투라 서울은 그의 아시아 첫 개인전에 대표작이자 장대한 스케일의 '당신과 나 사이'(2006)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빛, 시간, 공간, 그리고 관객과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의 설치작품 시리즈 '솔리드 라이트(Solid Light)'의 핵심 작품이다.

[서울=뉴스핌]아시아 첫 개인전을 위해 내한한 안소니 맥콜.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4.28 art29@newspim.com

◆그는 왜 '21세기에 먼저 도착한 아티스트'로 불릴까?

지난 50여 년간 시네마, 조각, 설치, 드로잉, 퍼포먼스 등 미술계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확장 시네마(Expanded Cinema)'를 중심으로 한 혁신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맥콜에게는 '21세기에 먼저 도착한 아티스트'라는 닉네임이 따라다닌다.

그 이유는 영상과 설치, 시네마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인터랙티브'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던 반세기 전에 상호작용의 예술을 완성하며 미디어 아트의 신기원을 열어젖혔기 때문이다. 맥콜은 1970년대 뉴욕의 어두운 다락방에서 빛과 공기 중 떠다니는 먼지를 활용해 '솔리드 라이트' 시리즈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에는 필름 영사기로 빛을 쏘아 공중에 입체적인 형태를 만들어냈는데 이 빛 조각이 잘 보이도록 공기 중 먼지와 관객들이 피운 담배 연기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맥콜이 1973년에 선보인 'Line Describing a Cone'을 비롯한 대표작 '솔리드 라이트' 시리즈는 공기를 조각하듯 빛을 자유자재로 드로잉하며 공간과 인간 신체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시대를 훌쩍 앞서간 혁신적 아티스트로 평가받는 이유다.

1973년작 'Line Describing a Cone'은 스웨덴 전시에서 전시장 공간이 너무 깨끗해 기대와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로써 '솔리드 라이트(Solid Light)'는 전환점에 봉착했다. 이 공간 설치작업은 어두운 공간에서 연기나 입자가 있는 공기에 강렬한 빛을 투사해 3차원적인 형태를 만드는 게 핵심인데 전시장 공기가 너무 깨끗하면 작가가 원하는 빛의 형태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이 기존의 스튜디오나 다락방이 아닌, 전시장 공간에 선보여지기 시작하면서 가시성이 떨어졌다는 점은 맥콜의 작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작가는 1970년대 후반 돌연 예술작업을 중단했다. 그리곤 1990년대말까지 뉴욕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아트북 디자인과 출판 일에 매진했다. 당시 비물질적이고, 개념이 전부인 그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전시하거나 지원하는 갤러리가 거의 없었던 점도 이같은 결정을 불러왔다. 맥콜은 이 디자인및 출판 작업도 그 누구보다 완벽을 기하며 프로로서의 길을 걸었다.

[서울=뉴스핌] 서울 북촌의 푸투라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안소니 맥콜 아시아 최초 작품전 현장.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4.28 art29@newspim.com

그리곤 1990년대 후반 디지털 프로젝터와 헤이즈 기계의 개발 등 기술의 발전으로 맥콜의 예술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했다. 맥콜은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재개하며, 더욱 진보된 형태의 '솔리드 라이트' 시리즈를 내놓았고, 다시 크게 주목받았다. 2001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의 전시(크리스 아일스 기획)를 필두로, 휘트니비엔날레(2004), 파리 퐁피두센터(2004), 런던 서펜타인갤러리(2007-2008),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2024) 등 각국의 유명 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지며 맥콜은 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은 맥콜의 전시를 올 3월까지로 예정했다가, 관객들의 열띤 성원으로 올해 6월까지로 전시를 연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맥콜의 1970년대 작품이 예술계에서 본격적으로 재조명받기까지는 20~3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2000년대 초반부터 그의 작업은 동시다발적으로 글로벌 미술계의 관심을 받으며 다시 부상했다. 이후 맥콜은 '몰입형 예술과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로 평가받기에 이른다.

◆'예술, 때로 기술보다 빠르다'를 보여준 작가 

여러모로 기술적 제약이 많았던 1970년대에도 맥콜은 자신만의 혁신적인 방법으로 실험을 이어갔고, '21세기를 앞서 도달한 예술가'라는 칭호를 얻었다. 21세기에 이르러서야 맥콜의 작품이 제대로 구현되고, 이해되며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시아 첫  전시를 위해 내한한 맥콜은 "지난해 런던서 개막한 테이트 모던의 전시가 테이트가 소장 중인 나의 초기작품부터 연대기적으로 확장하며 수평적인 구조로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면 이번 푸투라 서울의 전시는 매력적인 수직형 공간에 맞게 솔리드 라이트 작품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람객들이 3차원적이고 순간적인 작품들에 보다 열린 마음으로 서서히 다가와주었으면 한다. 작품들을 천천히, 조급해하지 않고, 편안하게 둘러보고 직접 빛의 서클 안팎을 오가며 탐험해보기를 바란다. 작품의 형태가 천천히 변화하고 움직이는 만큼 그 변화 속을 자유롭게 거닐며 빛의 변주를 경험해보라"고 권했다.

맥콜은 영화의 본질적인 요소인 시간과 빛을 매체로 삼지만 스크린을 완전히 제거한 공간에 빛을 투사함으로써 관객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물리적으로 빛 조각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오늘날 익숙하게 접하는 몰입형 공간 설치예술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안소니 맥콜의 영상 설치작업. '푸투라 서울이 이 솔리드 라이트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높고 넓은 공간을 조성한 걸까'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맥콜의 작품과 공간이 절묘하게 들어맞고 있다. [이미지 제공=푸투라 서울] 2025.05.04 art29@newspim.com

지상 1.5층에서 지하 1층까지 높고 넓게 연결된 푸투라 서울의 독특한 공간에는 '당신과 나 사이' 외에 솔리드 라이트 시리즈의 최신작 '스카이 라이트'(2020)가 설치돼 있다. 천둥소리와 빗소리가 겹쳐지면서 빛, 공간, 시간에 사운드까지 통합돼 독특한 예술 체험을 제공하는 근작이다. 사운드아티스트 데이비드 그럽스가 작곡한 몰입형 사운드스케이프로 인해 더욱 입체적인 파장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2020년 스튜디오에서 모형 크기로 처음 제작됐으며 이번 푸투라 서울 전시에서 실물 크기로 처음 전시돼 의미가 각별하다.

맥콜은 한국 프레스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의 솔리드 라이트 작품은 '어떻게 하면 영화가 단순한 기록매체가 아니라 하나의 퍼포먼스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관객이 스크린에 등을 돌린 상황에서 빛을 투사하면 3차원의 입체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과거의 작품을 이곳 푸투라 서울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미학적으로든, 기술적으로든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푸투라 서울의 높은 천장고 덕분에 작품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게 돼 매우 만족스럽다"며 "이 작품은 어려운 철학적 메시지 보다는, 관객이 빛의 조각 속으로 들어가고 나오며 직접 공간과 작품에 몰입해보는 것으로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푸투라 서울의 전시에서는 솔리드 라이트 시리즈 외에 '트래블링 웨이브'(Traveling Wave,1972/2013), '불의 풍경'(Landscape for Fire,1972), '숨결 III'(Breath III, 2011), '써큘레이션 피겨스'(Circulation Figures, 1972/2011) 등 맥콜의 주요작품이 망라돼 그의 예술여정을 살필 수 있다.

'트래블링 웨이브'는 1972년 처음 선보인 사운드 설치작품으로 미니멀한 형식 속에서 물질성과 몰입적 경험을 동시에 제공한다. 전자장치의 백색소음으로 구성된 고밀도의 음파가 5개의 반구형 스피커를 통해 12m 길이의 전시장 바닥을 따라 반복적으로 이동하며 공간을 가로지른다. 맥콜은 "속도와 볼륨이 증가하다가 한쪽에서 폭발적으로 터지는 파동이 반복되면서 마치 파도가 지속적으로 부서지는 소리같아서 '트래블링 웨이브'라는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안소니 맥콜 '써큘레이션 피겨스' 1972/2011.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4.28 art29@newspim.com

이어 '써큘레이션 피겨스'는 1972년 런던서 처음 공개한 작품으로 거대한 거울 한쌍과 찢어진 신문지로 구성된 퍼포먼스 기반의 설치작업이다. 맥콜은 사진작가와 영화제작자를 초대해 현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기록하도록 했는데 2011년에 당시의 첫 퍼포먼스를 설치 형태로 재구성했다. 이미지 생산과 소비, 그 순환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1970년대 예술계에서 부상한 '확장형 시네마'의 대표적 작업으로 꼽히고 있다. 작품제목은 신문이나 잡지의 발행부수를 가리키는데 정보와 이미지가 어떻게 소비되고 순환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의미다.

맥콜의 아시아 첫 전시를 기획하고, 큐레이팅에도 참여한 구다회 푸투라 서울 대표는 "맥콜은 관람객을 작품의 일부로 포함시켜 이미지와 공간의 관계를 재정의한 작가다. '인터랙티브'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대에 진정한 상호작용의 예술을 완성한 그는 영상, 설치, 드로잉, 조각, 시네마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예술은 때로 기술보다 앞선다'는 사실을 증명한 작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현재 미술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인 맥콜의 작품세계를 주요작 중심으로 집약해 국제미술계의 지형도에서 그의 위상을 재조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푸투라 서울의 구다회 대표. 안소니 맥콜의 아시아 첫 개인전의 기획에서부터 전시 큐레이션 등을 직접 참여하고 진두지휘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5.04 art29@newspim.com

◆푸투라 서울은?= 2024년 9월 개관한 푸투라 서울은 북촌 가회동의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다각적인 시선'을 담아내는 예술공간이다. 푸투라는 라틴어로 미래(Futura)를 뜻하는데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푸투라 서울은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며 진보적이고 다채로운 예술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개관전으로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의 개인전 '지구의 메아리:살아있는 기록 보관소'를 선보였다. 런던 서펜타인갤러리의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예술감독과 푸투라 서울이 공동기획해 개최한 이 전시는 아시아 최초로 레픽 아나돌을 소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지지율 35.2% 2주연속 하락…국힘 41% 민주 35%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주 연속 하락해 35.2%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12일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2%포인트(p) 내린 35.2%였다. 부정평가는 61.4%로 전주 대비 1.6%p 올랐다. '잘 모름'은 3.4%였다. 리얼미터는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사법부 독립성 논란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에 따른 여야 안보 공방, 수도권 전월세·아파트값 상승세 등 인사·안보·부동산 악재가 국정감사 이슈로 집중되면서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본관에서 4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0.06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지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각각 3.1%p, 2.1%p 오른 20대(27.3%)와 30대(31.3%)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5.7%, 국민의힘은 41.3%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 대비 7.0%p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2.9%p 오르면서 지지율이 역전됐다. 다만 양당 간 격차는 5.8%p로 여전히 오차범위(±3.1%p) 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율에 대해 "조 대법원장의 법사위 충돌 및 탄핵 추진 논란, 수사권 개편을 둘러싼 조국혁신당과의 갈등, 수도권 부동산 전월세 불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진보층과 40대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이탈해 상당 폭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국정감사 초반 DMZ 지뢰 폭발 사태 등 안보 이슈와 조 대법원장 증언 채택 및 탄핵 공방 등을 통해 대여 공세를 강화한 데다 농지 전수조사·대미투자 등 정부 정책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의 반사이익을 얻어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주보다 1.1%p 오른 6.3%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2.8%, 진보당은 1.2%다. 기타 정당은 1.8%, 무당층은 11.0%로 조사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응답률은 2.8%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6%였다. 두 조사 모두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cjay@newspim.com 2026-10-12 10:10
사진
정의선 취임 6년, 로봇 상용화 눈앞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온 로봇 사업이 상용화를 향한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자동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투입하고 연간 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까지 약 1조7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로봇 상용화 기대에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투자금 회수와 자동차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이 정 회장 개인과 현대차·기아 등 여러 주체에 나뉘어 있어 로봇 사업의 성장과 현대차 주주가 얻는 경제적 이익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포그래픽=챗GPT] 2026.10.12  ◆ 그룹의 로봇 가치, 현대차 주주 몫과는 다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직후인 2020년 12월 인수를 결정한 뒤 2021년 6월 지배지분 80% 인수를 마무리했다. 당시 정 회장도 개인 자금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출자 등을 거치며 지분 구조가 달라졌다. 지난 7월 잔여 지분 인수 추진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HMG글로벌 56.4%, 정 회장 22.6%,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보도됐다. HMG글로벌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참여한 투자법인이다. HMG글로벌 지분은 현대차 49.5%, 기아 30.5%, 현대모비스 20%로 구성됐다. 이를 적용하면 당시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보스턴다이내믹스 간접 지분은 약 27.9%다. HMG글로벌이 보유한 지분 56.4%에 현대차의 출자 비율 49.5%를 곱한 수치다.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을 기존 보유 비율에 따라 배분하면 HMG글로벌 62.5%, 정 회장 25%, 현대글로비스 12.5%로 조정되는 구조다. 이 경우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간접 지분은 약 30.9%로 높아진다.  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모두 확보하더라도 로봇 사업의 성과를 현대차가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 회장과 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도 투자한 만큼 성과는 여러 주주에게 나뉜다. 현대차 주주에게 중요한 것은 '그룹의 로봇 기업'이라는 간판보다 현대차가 투입한 돈에 비해 얼마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다. ◆ 로봇 팔아 버는 돈과 공장에서 아끼는 돈 현대차가 로봇 사업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외부 판매를 늘려 투자 가치를 높이는 것과 자동차 공장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에는 로봇의 기술력을 실제 생산 현장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 핵심 과제다. 주주 입장에서도 로봇의 성능 못지않게 투자비를 얼마나 빨리 회수하고 생산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로봇 기업의 성장이다. 외부 고객에게 로봇을 판매하고 유지보수·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면 투자 지분의 가치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치 상승이 현대차의 현금 유입이나 배당 재원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이익 귀속과 현금 회수는 지분 구조와 배당, 지분 매각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는 성장 기대와 실적 사이의 간극도 크다. 로이터는 지난 9월 현대글로비스 공시를 인용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해 5284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2021~2025년 누적 손실은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로봇 사업의 성장 기대와 별개로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아마존의 AI 사업을 이끌었던 로히트 프라사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기술 개발을 넘어 로봇 상용화와 수익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두 번째는 자동차 생산의 효율 개선이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을 생산 순서에 맞춰 분류·배치하는 서열작업부터 맡길 계획이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때 현대차가 얻는 효과는 로봇 판매 이익이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반복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부담을 줄이면 생산성과 작업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로봇 투입 자체를 비용 절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도입 가격과 유지보수비, 생산라인 변경 비용을 고려한 뒤에도 작업시간 단축과 품질 개선 효과가 이를 웃돌아야 한다. 현대차 주주 관점에서는 로봇을 몇 대 배치했는지보다 차량 한 대당 생산비와 공정 가동률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3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소재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3만대 생산능력보다 중요한 '투자 회수'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실제 생산량이나 판매량과 다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그룹 내부 수요뿐 아니라 외부 고객의 구매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 회장의 로봇 전략은 자동차 제조 역량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시설과 제조 데이터, 현대모비스의 부품 기술,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역량을 결합해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공장은 로봇의 실제 작업 능력을 검증하는 현장이자, 초기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사업 확장과 현대차의 주주가치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정 회장의 개인 투자 성과, 다른 계열사의 부품·물류 사업 기회, 현대차의 생산성 개선을 한데 묶으면 현대차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불분명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임 6년을 맞은 정 회장의 승부수는 로봇 기업 인수와 기술 시연을 넘어, 생산 현장의 검증과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앞으로는 로봇의 성능뿐 아니라 추가 투자 규모와 차량 한 대당 생산비 절감액, 투자금 회수 기간이 로봇 전략의 주주가치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peoplekim@newspim.com 2026-10-12 13:4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