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45%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아마존과 월마트 등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제3자 판매업체들이 캐나다에 재고를 비축하는 방식으로 관세 회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여러 판매자, 물류 제공업체 등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아마존과 월마트를 통해 미국 시장에 상품을 판매하는 제3자 판매자들은 중국발 물품을 미국으로 직송하는 대신, 면세 혜택이 있는 캐나다 내 창고로 일단 비축해 놓고 있다.
디즈니 등 대형 브랜드의 납품업체를 포함해 아마존과 월마트에 자체 상표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사들까지 이 같은 전략에 동참하고 있단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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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 컨테이너 [사진=블룸버그] |
물류업체 플렉스포트(Flexport)는 중국에서 캐나다로 향하는 선적량이 전주 대비 50% 증가했다며, 판매자들이 관세 회피 수단으로 캐나다 경유를 활용하기 시작한 초기 징후로 분석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자체 상표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동시에 제3자 판매자를 위한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제3자 판매를 통해 발생하는 반면, 월마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이들 소매유통 기업은 이전부터 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으로 생산 및 제조 라인을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이러한 공급망 전환에는 수년이 걸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캐나다는 새로운 관세 우회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는 '외국무역지대(FTZ·Foreign-Trade Zone)' 제도를 운용 중이며, 해당 지역 내 보세창고(bonded warehouse) 운영자는 관세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또한, 판매자들은 수입한 물품을 일정 기간 내 해외로 재수출할 경우, 캐나다 내에서 부과된 관세에 대해 환급 또는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현행 제도상, 해당 물품은 최대 4년 이내에 수출돼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도 보세창고가 있고 이곳에서는 재고를 최대 5년간 관세 없이 보관할 수 있지만, 창고 공급이 부족하다.
이에 일부 판매업체들은 컨테이너 한 개당 약 500~600달러의 추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추후 관세 부담이 낮아질 때까지 재고를 캐나다에 임시 보관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단 설명이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제3자 판매업체의 한 고위 임원은 "우리가 트럼프 행정부를 믿는다면…. 물론 그건 여전히 큰 전제지만, 지금이 최악이라면 우리는 이 상황을 버텨낼 준비가 돼 있다"라며 "이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취임 선서 행사에서 취재진에게 "(현재의) 145%는 매우 높다"며 협상으로 "그것은 매우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