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스핌] 우승오 기자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에 대한 답변에서 의회를 경시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지적을 일축했다. 공식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을 삼갔다.
20일 뉴스핌 취재 결과, 집행부는 지난 18일 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 대한 답변서를 보냈다. 답변서는 시의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형식이었다. 지금까지 답변 방식과 큰 틀에서 차이가 없었다.
![]() |
이상일 용인시장. [사진=뉴스핌 DB] |
시의회를 대하는 자세를 지적한 이윤미(민주·비례) 의원 5분 자유발언과 관련해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은 시의원이 시민을 대표해 시정 방향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제도 장치라는 데 동의한다"며 "시장도 이 제도의 본질과 목적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 이 의원은 '시의회는 시민 대표기관이고 시민의 눈과 입이 돼 시정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존재'라고 했는데 역시 동의한다"면서도 "시장을 겨냥해 '질문한 의원들을 단순 비교하고 언론을 이용해 반박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처사는 시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공개 압박이자 시의회 존재 의미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시장은 시정질문에 응하거나 5분 자유발언을 들으면서 누구나처럼 발언 내용이나 태도, 저의를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며 "정책 중심으로 차분하게 질문하는 시의원과 정치 의도를 갖고 싸움 걸듯이 질문하는 시의원에 대한 답변이 같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장은 시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해당 사안에 대한 생각을 당당하게 표명할 권리가 있다"며 "이는 시의원이 시의회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권리가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집행부는 "시장은 이 의원과 감정 소모전으로 이어지는 갈등을 원치 않는다"며 "시장이 먼저 시의회를 공격한 적이 없는데, 이는 시의회와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
이윤미 용인시의원. [사진=뉴스핌 DB] |
박희정(민주·바선거구) 의원에게는 유난히 발톱을 날카롭게 세웠다.
집행부는 "박 의원은 지난 3월 5분 자유발언에서 시장이 한 일을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았다'라고 했다"며 "이 표현은 괜찮고, 시장이 답변하면서 '어이없다', '어불성설이다', '실소를 금치 못한다''라고 한 말은 심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되받았다.
이어 "박 의원은 지난 9일 5분 자유발언과 보도자료에서 시장이 의회와 협치를 파괴한다고 단정하면서 '후진 정치', '책임 회피' 같은 표현을 썼는데, 이렇게 말하는 시의원은 문제 없고 시장만 문제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공을 박 의원에게 넘겼다.
게다가 집행부는 "협치 파괴라며 시장을 공격한 박 의원에 대해 명예 훼손 혐의로 대응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그냥 참기로 했다"며 "시의회와 집행부 간 관계가 경색되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 "한국민속촌 하천부지 점용 문제 관련 보도자료는 시장이 결정한 뒤 한 번 나갔을 뿐이고, 나머지는 언론이 알아서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려드린다"고 첨언했다.
![]() |
박희정 용인시의원, [사진=뉴스핌 DB] |
앞서 지난 9일 이윤미·박희정 의원은 제29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이상일 시장이 시의회를 무시하고 시의원 의견을 왜곡한다며 협치하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하는 한편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seungo215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