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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③ "예산은 늘었다는데, 왜 우리는 체감하지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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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 서비스 이용 당사자들 "실효성 떨어져"
"개인예산제, 복지부가 시장논리로 제도 운용해"

정부는 매년 장애인 활동지원, 일자리, 건강권 등 예산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습니다. 제도는 있지만 접근은 어렵고, 예산은 있지만 삶은 바뀌지 않는 현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예산의 구조적 한계를 살펴보고, 장애인 복지 예산의 실효성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20일 서울 한 장애인자립지원센터에서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는 김민하(가명·16) 양은 자신이 선택한 그림 치료 프로그램을 자랑했다. "이건 제가 고른 수업이에요. 인스타에 유화 물감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쇼츠를 봤는데, 그 뒤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저도 나중에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저만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요."

민하 양은 정부의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제공되는 활동지원 시간 안에서 정해진 프로그램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본인이 원하는 활동을 스스로 설계해 예산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애인의 삶을 획일적 제도에서 자율적 복지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조심스럽게 시작됐다. 정부는 올해 8개 지역에서 210명을 대상으로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내년에는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하며 대상자도 41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본예산 15억원을 편성했다.

[일러스트=챗GPT]

개인예산제는 기존의 공급자 중심 급여 방식에서 벗어나, 장애인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고르고 예산을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자는 개념이다. 영국, 네덜란드 등 복지 선진국에선 이미 운영 중인 모델로, 국내에선 이제 막 첫발을 뗐다.

하지만 이 제도가 오히려 기존 복지를 깎아 먹는 방식으로 도입되면서 논란이 적지 않다. 현재 시범사업 구조는 개인예산만큼 활동지원 시간을 삭감해 운영된다. 최대 20%까지 활동지원 시간이 줄어들 수 있어 현장에서는 '조삼모사'라는 반발이 나온다.

민하 양 가족도 그중 하나다. 그들은 "자녀가 하고 싶은, 좋은 활동을 직접 고를 수 있는 건 좋다"면서도 "하지만 그걸 하자고 다른 돌봄 시간을 줄이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결국 가족 몫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이 제도가 여전히 소수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전국 등록 장애인 263만여명 중 올해 개인예산제를 경험하는 사람은 210명, 내년에도 410명에 불과하다. 그중 발달장애인이나 중증장애인의 경우, 자신의 욕구를 명확히 표현하고 예산 활용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어 실질적인 활용률은 더 낮다.

장애와 복지정책을 연구해 온 김민선 총신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개인예산제 현행 시범사업 설계에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개인예산제가 기존 서비스에 대한 보완적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별도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장애인 분야 복지 지출은 3분의 1 수준이다. 사실은 창피한 모습"이라며 "예산이 시혜적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의 삶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개인예산제 제도를 전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주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장애인 당사자가 실효성 있다고 느끼는 대인 서비스가 활동지원 서비스밖에 없는데, 개인예산제는 정부가 별도의 서비스 전달체계를 책임지는 게 아니라 바우처 형식으로 얹기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방식으로 굴리는 활동지원 서비스, 개인예산제는 서비스 구조를 붕괴시키는 것"이라며 "특히 장애인 거주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장연은 개인예산제 제도 자체를 반대한다"고 전했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이틀 앞둔 18일 서울 국회의사당역에 장애인 단체들이 장애인 권리 예산을 외치고 있다. 2025.04.19 plum@newspim.com

또 다른 차원의 소외는 디지털 공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시각장애인 김강현(가명·38) 씨는 요즘 무인 키오스크 앞에서 몇 번이나 불편을 겪었다. 김 씨는 "화면 낭독 기능도 없고, 안내 버튼도 작아서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키오스크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 2023년 ICT 보조기기 지원 예산으로 60억원을 편성해 4739명에게 화면낭독기, 특수마우스 등을 지원했다.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지만, 연간 신청자는 1만명이 넘는다. 더 큰 문제는 지난 13년간 누적 지원 인원이 5만명에 그쳐, 전체 장애인의 2%만이 혜택을 받았다는 점이다.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인의 82.8%에 불과하고, 고령 장애인의 경우 인터넷 활용률은 이보다 더 낮다. 여기에 웹사이트와 앱 접근성도 여전히 낮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웹 접근성 준수 수준은 평균 65.8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시각장애인용 대체 텍스트, 자막 영상, 음성 안내 등 핵심 기능이 빠진 곳이 많다.

보조기기 접근도 어렵다. 비용 문제 때문이다. 화면낭독기 하나만 해도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을 넘는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자비로 감당하긴 어렵다. 더욱이 무인 키오스크, 온라인 은행, 공공 민원 등 비대면 서비스가 급속도로 늘면서 장애인에게는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

정보 접근 불균형은 생활의 문제를 넘어 교육, 고용, 복지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올해 60억원 규모였던 보조기기 예산을 내년엔 최소 2배 이상 확대하고, 민간 기업에도 접근성 인증제 도입을 장려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박 실장은 "정부가 활동지원을 24시간 보장하는 장애인은 단 한 명도 없다"면서 "활동지원을 늘리고 기본급여를 인상하는 등 장애 복지 예산을 현재보다 최소 2배 더 들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장애인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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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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