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부처, 지난해 의대 정원 5058명 확정엔 한 목소리
이 부총리 ""책임지고 해결할 것, 맡겨달라"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 2000명을 결정한지 약 1년 2개월 만에 이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은 '더 이상 의대 교육을 파행으로 이끌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의대 정원 '동결' 조건으로 내세운 의대생 전원 수업 복귀가 요원한 상태에서 내려진 결정이어서 향후 수업 정상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교육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을 2024학년도 수준인 3058명으로 동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대 모집 인원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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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조정 방향 관련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2025.04.17gdlee@newspim.com |
그동안 정부는 의대생의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을 5058명이 아닌 3058명으로 증원 전 수준으로 회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이후 대학가의 노력으로 사실상 전국 40개 의대생들이 휴학에서 전원 복귀했다.
다만 휴학에서 복귀 후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등 여전한 의대생의 대정부 투쟁에 대한 해법 제시, 대규모 유급 수습 방안 등 앞으로 교육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와 함께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신경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입 전형 등 학생들의 전반적인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교육부와 보건의료 인력 수급 정책에 책임이 있는 복지부와의 입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애초 의대 정원은 복지부가 의료 인력 수급 현황을 고려한 규모를 결정해 교육부에 통보하면, 이후 교육부가 각 대학에 신청을 받아 관련 절차를 거쳐 대학별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사실상 의대 정원 결정권은 복지부에 있는 셈이다.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과정에서는 교육부와 복지부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의대 정원을 증원된 5058명으로 확정하는데까지 부처 간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의료계와 정부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의료 교육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되자 교육부가 사실상 독자 행동에 나섰다. 지난 3월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 회의를 거쳐 의대 정원 증원 '0명'이 조건부로 합의했지만, 이후에는 교육부 중심으로 진행됐다.
실제 지난 3월 7일 의대 정원 동결 관련 교육부 브리핑에서는 지난해와 다르게 복지부 관계자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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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월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교육부-보건복지부 합동브리핑(의료계와 의학교육계에 드리는 말씀)을 하기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뉴스핌DB |
오히려 복지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를 통해 "3월 초 발표한 2026년 의대 모집인원 결정 원칙을 바꾸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교육부가 '전원 복귀' 기준을 지키지 않은 대학들의 요구를 수용해 의대 모집정원을 3058명으로 동결했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복지부는 여전히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책임지고 해결할 테니 이 문제를 맡겨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원을 3058명으로 확정하면서 '의대 교육 출구전략' 찾기에 나선 셈이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