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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생물학 육성법' 통과…바이오소재 국산화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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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의 합성생물학 기술 육성…"연 20조 수입 의존 탈피"
과기부, '전문 바이오 파운드리' 구상…5년간 1263억 지원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국회가 합성생물학 기술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바이오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소재·원료의 국산화를 앞당기려는 취지다.

합성생물학은 세포나 미생물의 유전자를 설계·조합해 기존 생명체에 없던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레고 블록처럼 유전자 부품을 조립해 인공 세포·미생물을 창조한다. 이를 통해 백신, 친환경 플라스틱, 식품소재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1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일 '합성생물학 산업 활성화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안(합성생물학 육성법)'을 통과시키고, 연구·개발(R&D) 지원, 연구기반 마련, 안전관리 체계 확립 등을 명시했다. 국가 주도로 합성생물학 연구 인프라를 체계화하고,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을 통해 R&D 혁신 속도를 가속화하는 게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 '모더나 백신 만든 그 기술', 한국이 육성해야 하는 이유는?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분석해 면역 유도 물질(mRNA)을 설계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합성생물학 기술의 대표 사례다. 모더나는 유전자 정보만으로 25일 만에 임상시험용 mRNA를 설계해 전통적 방식보다 수십 배 빠르게 백신을 개발했으며, 지금까지 7400만명 넘는 미국 거주민에게 이를 공급했다.

모더나 로고. [사진=모더나] 

이처럼 합성생물학 기술이 팬데믹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자, 한국 정부도 기술 주권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섰다. 국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국 고관세 재도입 등으로 가속화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려는 목적이 있다. 법안을 발의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심화와 대중국 고관세 움직임으로 바이오 산업 내 핵심 원료와 중간체의 안정적 확보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합성생물학 기술을 통해 바이오 산업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해 수입 규제 및 관세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및 바이오 소재 수입 의존 문제는 지속된 과제였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수입은 평균적으로 21억 8400만 달러(약 3조원)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또 유엔 국제무역정보센터(UN COMTRADE)에 따르면 바이오 제조 과정에서 핵심 원료 및 중간재로 활용되는 유기화학물질의 수입액은 2024년 기준 약 141억2000만 달러(약 20조원)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바이오소재 자립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중국은 2018년부터 선전 지역에 약 7200억원을 투입해 합성생물학 실증 기반 등 바이오파운드리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2022년 9월 바이오 제조 혁신을 위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약 2조8000억원(20억 달러)을 투입했으며, 같은 해 12월 중국은 '수출 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에 합성생물학 기술을 포함시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최근 미국 의회는 첨단 바이오 기술을 육성하고 국내 제조를 확대하기 위한 '국가 바이오기술 이니셔티브 법안(NBIA)'도 발의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이번 법안을 근거로 ▲국가 차원의 합성생물학 육성 및 추진체계 마련 ▲R&D 촉진 및 지원 ▲연구기반 구축 및 환경조성 ▲연구개발 지침, 안전관리 체계 운영 등 책임관리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생명체 설계·제조 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인프라 시설인 바이오파운드리 구축도 가속화된다. 해당 사업은 지난 1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5년간 약 1263억원 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다.

◆ "기술 자립 기회지만…장기 전략과 규제 개선 병행돼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 기업 고바이오랩의 연구실. [사진=고바이오랩]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를 기술 자립과 산업 성장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신체 내 미생물 생태계(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그간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은 많았지만, 기술이 제도권 밖에 있어서 바이오파운드리 및 유전자 회로 데이터 표준화 측면에서 지원이 부족했는데,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경쟁이 치열한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도 한국이 선두를 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 같다"며 "우리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신약개발 플랫폼 스마티옴2.0(SMARTiome2.0)도 제도적 지원을 받아 한층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바이오 소재를 개발 중인 대상그룹 관계자는 "바이오 식품 소재를 다루는 우리 입장에서, 법안을 토대로 5년마다 기본 계획이 수립되고 국가 예산이 투입됨으로써 학계와 국책 과제를 함께 논의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전문 인력 양성 측면에서도 산업 발전의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성생물학 기술을 통해 고부가가치 특수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 관계자도 "향후 법안이 기술 국산화와 수출 전략 사업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학계 및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바이오 기반 신소재의 수요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합성생물학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정책과 규제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R&D 과정에서 합성생물학을 활용해 백신 모더나를 탄생시킨 것처럼, 우리도 장기적 산업화 전략을 갖춰야 한다"며 "바이오 제조 공정의 혁신을 위해서는 LMO(유전자변형생물체) 등 관련 규제의 현실적 완화와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합성생물학연구소장도 "아직 합성생물학을 하나의 산업 분야로 보는 인식이 낮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효과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후속 시행령 마련과 함께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안 통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년의 경과 기간 뒤인 2026년 중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도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연구 관계자와 기업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yek10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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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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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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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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