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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한미 국방·안보 현안 '차분하게' 풀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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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때도 한미군사동맹 '호들갑'
오히려 한미 굳건, 북미 대화도 급물살
아무리 美 정치인들이 파상 공세 펴도
결국은 관료 차원서 절차 밟으며 협상
시간 갖고 치밀한 논리·대안 준비 대응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한국 정부가 방위비를 10배 올려주면,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병력을 10배로 늘려 주고, 한반도 군사력 투사를 10배로 증강해 주나요."

미국 군사·정책통인 한 군사안보전문가는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반문했다.

미국 정부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대외 군사정책은 이미 20년 전에 나온 공식적인 정책이다.

다만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정부를 거치면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불편한 진실'에 눈을 감아 온 것은 한국 정부와 한국 언론이다.

김종원 정치부 전문기자

◆브런슨 사령관 "주한미군 감축 문제 될 것"

제이비어 브런슨(육군 대장)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은 최근 미 의회 상·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와 서면 제출 자료에서 주한미군의 군사적·전략적·지리적·경제적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최일선 현장 지휘관으로서 솔직하고도 소신 있게 답변했다.

특히 그동안 한미 국방부와 한미군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 고도화·현실화에 따른 새로운 작전계획(작계)을 발전시켜 온 것과 관련해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새 연합 작계에 한미가 서명했다"고 공개적으로 처음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중국 위협 대응과 미 본토 방어를 위한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미 국방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주한미군 감축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지적했다.

더 나아가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제공하는 것은 동해에서 러시아에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 잠재력, 서해에서 중국에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 잠재력, 현재 작동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투자에 대한 보상은 돈으로만 측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접근성과 전진기지, 지속적 파트너십과 억지력에 대한 것"이라고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새뮤얼 퍼파로(해군 대장) 인태사령관도 브런슨 사령관과 함께 이번 의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의 중요성과 함께 동맹국으로서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최전선에 근무하는 일선 미군 지휘관들은 이처럼 한국을 군사적·전략적·지리적·경제적 협력의 파트너이자 동맹으로서 실질적으로 중시하고 있다.

지난 트럼프 1기(2017~2020) 정부에 이어 올해 1월 20일 출범한 트럼프 2기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과 역할 재조정 ▲방위비 분담금 인상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 ▲바이든 전임 정부의 국방·안보·군사 동맹 정책 전반을 뒤집거나 크게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사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방부 피트 헤그세스 장관과 엘브리지 콜비 정책차관 등이 한미 군사 동맹과 현안에 대해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처럼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당장 중국의 대만 침공 때 주한미군 차출설부터 전 세계 미군의 재조정과 재배치, 한미 간의 유지·보수·정비(MRO)까지 각종 현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급변침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김명수(왼쪽) 합참의장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025년 1월 9일 손을 맞잡고 굳건한 한미 군사동맹을 과시하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이 2024년 12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군 합참을 찾았다. [사진=합참]

◆한미간 정책기조 뒤집긴 쉽지 않아

하지만 미국도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국가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당연히 지도자가 바뀌면 국방·안보·군사 정책의 기조가 바뀔 수밖에 없다.

다만 일선 군인과 국방부, 국무부, 백악관에서 일해야 하는 관료들은 정책의 방향성은 달라질지 몰라도 정책의 기조와 밑바닥 근본까지는 뒤집기가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트럼프 1기 정부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 당장 한미 군사동맹이 절단나고 파탄나며 북한은 이 지구상에서 조만간 없어질 것처럼 전문가와 언론은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한미 군사동맹은 더 강력해졌고 근본적으로 흔들리지도 않았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3차례나 직접 만나 현안 타개를 시도했다.

대북 군사대비태세의 최일선에 서 있는 현장 지휘관인 주한미군사령관의 미 의회 청문회 공개 발언을 한국 정부와 정치권, 국민도 잘 새겨들었으면 한다.

미 상원·하원 의회 청문에서 공화당·민주당을 떠나 여야 의원들은 정략적이거나 정파적인 질문이 아닌 미국 안위와 국익을 위해 정말로 집요하게 필요하고도 전문적인 질의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사령관과 인태사령관도 숨김없이 현장의 상황과 평가, 사실, 견해를 진솔하면서도 세세하게 답하고 서면으로도 제출했다.

당연히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강인함과 투철한 사명감, 군인정신의 의연함을 잊지 않고, 그 어떤 질문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감 넘치게 사실과 평가, 소신을 밝혔다.

이러한 주한미군사령관과 인태사령관의 현장감 있는 발언과 답변, 견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치인과 미 정부 관료, 미군, 미국민, 북한·중국·러시아, 세계 각국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미군 현장 지휘관들의 답변과 발언, 견해들은 곧 미국의 현행 정책이고 향후 정책으로 직결된다. 현장 지휘관들이 언급한 발언보다 더 정확하고 현실적인 평가와 발언이 어디 있겠는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남북 공동경비구역(JSA)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만나 악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차분하고도 냉철하게 정책적 대응해야  

한국의 지도자와 관료, 정치권, 전문가, 언론인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 정치인들의 발언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국의 국익과 안위, 국민을 위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지 차분하고도 냉철하게 판단하고 정책을 펴야 한다.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한미 군사동맹이 근본적으로 어그러지지 않는다. 설사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인상을 위해 다소 과격적인 발언과 요구를 한다고 해도 결국은 밑에서 일하는 관료들의 절차와 협상을 통해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일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다고 해도 방위비를 10배 올려줄 수는 없다. 미국에 물어보고 싶다. 방위비를 10배 올려주면 주한미군을 10배로 늘려 줄 수 있는가. 주한미군 전력을 현재보다 10배 더 증강해 줄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고 될 수도 없다.

특히 오는 6월 3일 한국의 대선이 끝나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요구 사항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고, 한국이 줄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인지 냉철하게 따지고 섣불리 협상해선 안 된다. 새 정부 들어서 협상해도 결코 늦지 않다.

제발 한국 대선 후보들도 정파적·정략적인 진영의 견해보다는 국가 안보와 국익 입장에서 국방·안보·군사 정책을 내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표만 얻으면 된다는 책임질 수 없는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10배 더 낸다고 해서 한국이 지금보다 더 안전해질까. 방위비 분담금이 몇 배로 늘어나는 것이 본질이 아니고 한국군의 자주 국방력이 얼마나 튼튼해질 수 있느냐가 본질이라고 전인범 군사안보전문가는 제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5개를 얻기 위해 20개를 불렀는데, 한국이 먼저 10개를 내놓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그에 앞서 한국을 무시할 수 없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고 논리를 다듬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도 잃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얻는 것도 있다. 아무리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쓸 수는 없는 법이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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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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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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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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