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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라는 맹수 앞에 등을 보인 트럼프..."위태로운 90일의 안도"

기사입력 : 2025년04월10일 10:55

최종수정 : 2025년04월10일 11:02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간밤(현지시간 4월9일) 뉴욕 금융시장은 개장초만 해도 많이 위태로워 보였다. 모든 자산 가격의 어머니인 미국 국채시장이 사흘 연속 뒤틀리면서 금융시장내 오작동이 심화하고 있음을 가리켰다.

주식과 국채, 통화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는 투매(트리플 매도)는 금융위기적 상황에 직면한 이머징에서나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 이러한 동시 투매가 벌어지는 양상, 특히 금융거래에서 핵심 담보로 활용되는 미국 국채 가격이 위험자산들과 함께 곤두박질는 장면은 경험적으로 '시스템적 금융위기'의 전조로 인식된다. 2020년 봄의 팬데믹 투매가 대표적이다.

☞ 美 국채시장 발작..."베이시스 트레이드 청산 가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모두까기` 모드에서 `한 놈만 팬다` 모드로 급선회한 것도 최근의 시장 상황, 특히 국채시장의 발작과 맞물린다.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12.17 mj72284@newspim.com

현지시간 오후 1시 20분을 향해가던 무렵, 트럼프는 트루스소셜 계정에 글을 올렸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덤비는 중국에 관세율을 125%로 인상하고 대신 나머지 국가에는 90일간 10%의 기본관세율만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을 착취해 왔다"는 국가들에 부과한 고율의 상호관세(한국 25%, 베트남 46% 등)가 석달 보류된 것이다.

중국만 옥상으로 올라오고 나머지는 집에 가라고 한 이 결정에 대해 기자들이 물었다. "상호관세 발효, 반나절만에 유예한 이유가 무엇인가."

트럼프의 대답에서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작금의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고언(苦言)을 아끼지 않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스스로도 시장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스텝이 꼬였음을 직감했을 게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국채 시장은 몹시 까다롭다. 나는 이 시장을 지켜보고 있었다(The bond market is very tricky, I was watching it)"고 말했다.

월가의 지인들, 그리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비롯해 행정부내 금융 전문가들이 그 까다로운 시장이 노여워할 때 엄청난 출혈이 발생한다는 것을 다급하게 고했을 것이다.

2년반 전 그 시장을 잘 못 건드렸다가 44일만에 권좌에서 물러난 영국의 리즈 트러스 전(前) 총리의 사례도 상기시켰을 법하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는 그러면서 "이제(right now) 국채 시장은 아름답다. 하지만 어젯밤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하는 모습을 봤다(people were getting a little queasy)"고 말을 이어갔다.

SNS에 올린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국채시장의 투매는 진정되고 증시는 폭등으로 화답했지만 그걸로도 부족했을까봐, 트럼프는 "몇몇 미국 기업들의 관세를 면제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고 그러한 결정은 본능에 맡길 것(make any such decisions instinctively)"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자신의 유연성을 자찬했고, 베센트는 "(중국을 본보기 삼아 강인함을 보여준, 아울러 수많은 국가를 협상테이블에 앉게 한) 트럼프의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시장은 우리 안의 맹수다. 평소에는 고분고분해 보이나, 우리를 탈출하면 사육사를 물어뜯는다. 

반나절의 '상호관세 쇼(Show)'는 맹수의 이빨을 경험한 트럼프가 '관세의 칼날을 함부로 휘두르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과 '관세 하나에 너무 많은 것을 걸고 있는 트럼프가 쉽사리 고집을 꺾을까'하는 의구심을 동시에 자아냈다.

며칠 뒤 그가 또 어떤 변덕을 부릴지 알 수 없고 (상호관세는 유예됐더라도) 반도체와 의약품, 목재 등 품목별 관세 또한 여전히 대기중이다. 90일의 유예가 '위태로운 안도', '불확실성의 연장'에 가까운 이유다.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념에 사로잡힌 트럼프와 그 주변 인사들이 미국과 전 세계경제, 그리고 금융시장을 나락으로 이끈 장면을 기업인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쉽사리 떨칠 수 없을 게다.

이를 두고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는 자신의 엑스(X : 옛 트위터) 계정에 다음과 같은 감상평을 남겼다.

"대통령이 숙면을 취하고 난 다음 날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어제의 정책을 뒤집어 버리는 것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미국 주식, 변동성이 이렇게 큰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싶은가."

미국 S&500지수(파란색) 미국 10년물 금리(주황색) 달러 인덱스(보라색) [사진=koyfin]

한편 트럼프가 아시아 공급망 허브 국가들에 특히 높은 상호관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던 것은 중국의 우회 수출로를 틀어 막겠다는, 관세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구멍을 메우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사실상 이 통로는 다시 열렸다. 125%의 관세를 얻어맞은 중국은 3개월간 이 우회로(관세 10%의 생산지)를 더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중국에 생산 기지를 둔 다국적 기업은 125%라는 숫자에 기함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이 위안 약세를 유도 혹은 용인해 관세의 효력을 반감시켜려들 가능성은 아시아 외환시장에 잠재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다. 이를 감안한 듯 간밤 베센트 재무장관은 중국을 향해 환율을 조작하지 말라 했다.

석달간 유예를 얻은 국가들과 협상이 순조로울지는 시간을 두고 확인할 부분이다.

다만 너나 없이 동일한 관세(10% 기본관세)를 적용받게 된 국가들은 최소 3개월 미국 시장에서 거의 동등한 가격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 - 관세 격차 측면에서 그렇다. 나만 모질게 당한 것도 아닌데 서둘러 트럼프와 머리를 맞대고 싶을까. 이들이 미적댈수록 트럼프가 다시 '흑화(黑化)'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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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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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나라장터에 NXC 지분 매각 공고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국내 게임 1위 업체 '넥슨'의 정부 지분에 대한 공개입찰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0일 나라장터 등에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의 지분 매각 공고를 냈다고 2일 밝혔다. NXC는 비상장기업이다. 고 김정주 넥슨 회장 사망으로 유가족들이 상속세 4조7000억원을 NXC주식(29.29%)으로 물납했다. 넥슨 로고. [사진=넥슨] 그동안 기재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NXC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지난해 말에는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NXC 지분 처분을 추진하기도 했다. NXC 지분 매각에 따른 세외 수입은 3조7000억원이다. 올해도 NXC 지분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해당 금액만큼 이른바 '펑크'가 발생하는 셈이다. 한편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IT기업 텐센트가 넥슨 지분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매각 절차를 게시했지만, 구체적인 매각대상자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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