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측근으로 풍파 없이 승승장구
전문 관료로 우주과학위원장 맡기도
"빨치산 후예를 권력 다지기에 활용"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총리 박태성이 1970년대 내각 총리와 국가부주석을 지낸 김일의 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핵심 대북 소식통은 10일 뉴스핌에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최고위급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출신 배경 등이 베일에 싸여있던 박태성의 구체적인 신상이 최근 파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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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총리 박태성(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9일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시찰에 나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옆에서 지시 사항을 듣고 있다. 왼쪽은 전임 총리이자 노동당 경제부장을 맡은 김덕훈.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04.10 yjlee@newspim.com |
이 소식통은 "이른바 '빨치산'의 후예라는 점 때문에 매우 이례적으로 혁명화나 숙청 등 풍파를 겪지 않고 대를 이어 총리직에 오르는 등 김정은 정권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성은 김정은 집권 첫 해인 2012년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시작으로 ▲최고인민회의(우리 국회에 해당) 대의원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 ▲최고인민회의 의장 ▲정치국 위원 ▲노동당 비서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지난해 12월 노동당 제8기 11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과 내각 총리에 오르면서 북한 권력의 최고정점에 올랐다.
박태성은 과학‧기술과 교육 부문 당 비서 등을 지낸 이 분야 전문관료로 김정은이 군사정찰위성 개발에 한창 공을 들이던 2023년 3월에는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장에 임명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1910년 함북 출신인 김일은 두 아들을 두었는데 그 중 하나가 북한 노동당 검열위원장을 지낸 박용석이며, 박태성 총리가 박 전 검열위원장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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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1948년 북한 최초로 생산된 소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한 김일성(왼쪽 넷째) 당시 인민위원장과 핵심 측근. 왼쪽부터 최용건, 김책, 김일, 김일성, 강건. [사진=뉴스핌 자료사진] 2025.04.10 yjlee@newspim.com |
김일은 본명이 박덕산으로, 빨치산 시절 김일성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차원에서 본명을 버린 뒤 의형제를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일은 김일성의 뜻에 따라 김정일을 후계자로 옹립하는 데에도 앞장선 것으로 북한은 전하고 있다.
김정은이 권력 기반을 다지려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직후인 2014년 3월 노동신문은 당시 30주기를 맞은 김일을 "수령 결사옹위의 1번수" 등으로 대대적으로 띄우면서 대를 이은 충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후광을 업고 박태성은 할아버지가 가졌던 총리, 평남도당 책임비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의 자리를 고스란히 물려받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박태성의 요직 기용을 두고 3대 세습 권력을 누리고 있는 김정은이 북한 체제에 절대적으로 충성할 수밖에 없는 핵심 계층인 빨치산 후예를 정권기반을 다지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