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2년 만기 국채 금리와의 차이(스프레드)가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현지 시간) 뉴욕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12.6bp(1bp=0.01%포인트) 상승한 4.283%를, 2년물 금리는 2.3bp 하락한 3.715%를 나타냈다. 두 금리 차이는 57bp로, 이는 지난 2022년 2월 이후 가장 컸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기채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에 11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10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이날 실시된 3년물 입찰 수요가 부진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실시한 580억 달러 규모 3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이 3.784%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입찰 때의 3.908%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이다. 응찰률은 2.47배로 전달 2.70배에 비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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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바이두] 미 달러, 중국 위안화 |
미국의 재정 전망도 장기 국채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 하원 공화당은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세금 감면을 연장하고 정부 지출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예산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를 지속하는 내용을 담은 이번 예산안에 미국의 재정 적자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단기물 국채 수익률은 미국이 9일 0시 1분을 기점으로 총 104%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할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BMO 캐피털 마켓의 전략가인 이안 린겐과 베일 하트먼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강력한 상호 관세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이 '최악의 최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침체 우려가 커지며 단기 자금 시장(머니 마켓) 참가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금리선물 가격에 반영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5월부터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4차례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날 미 달러화 가치는 하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진 여파로 풀이된다.
뉴욕 외환시장 후반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전일 대비 0.48% 내린 102.92를 가리켰다.
중국 위안화는 이날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욕시장 후반 역외 위안화는 달러당 7.3815위안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0년 위안화 역외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앞서 이날 오전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7.2038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보다 0.0058위안 절하고시 한 것이다. 지난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보복관세로 대응한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면서 무역전쟁 속에서 수출 부담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유로는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의 차기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최종 타결이 임박했다는 보도에 강세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 후반 0.5% 오른 1.0958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주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와 관련한 추가적인 발표와 더불어 미국의 3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연준의 3월 FOMC 의사록 공개에 주목할 전망이다. 상호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 속에 지난달 CPI가 예상치를 하회한다면 시장의 우려는 다소나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3월 CPI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