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400m 빽빽하게 메운 시민들 환한 표정
"사회 대개혁 실현해야", "내란 세력 단죄 필요"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와아!"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22분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자 서울 지하철 안국역 일대 약 400m를 빼곡히 채운 수만 명의 탄핵 찬성 인파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한쪽에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서로 끌어안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일대는 "주권자가 승리했다", "우리가 이겼다"는 외침이 가득했다.
집회 주최 측이 가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노래를 틀자 이에 맞춰 춤을 추고, 곳곳에서는 부부젤라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이날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오전 10시부터 이곳에서 '윤석열 8대 0 파면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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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집회를 연 탄핵찬성 시위대가 기뻐하고 있다. 2025.04.04 choipix16@newspim.com |
이미 당일 오전 8시부터 현장에는 전일 철야 집회에 참여한 참석자들과 일찌감치 자리를 잡기 위해 찾은 시민들이 곳곳을 매우고 있었다.
파면 소식 직후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던 심미선씨(50대·중계동)는 "대한민국의 승리, 미래의 승리"라며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야 좀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심 씨는 "날마다 탄핵 촉구 집회에 나오면서 쓴 돈만 300만원 가까이 된다"며 "그만큼 절박한 심정이었다"고 연신 울먹거렸다.
김지현씨(22세·성균관대·여)는 "교수님께 오늘 도저히 수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하고 나왔다"며 "지금 너무 울컥한다. 그동안 못 잤는데 이제 편히 잘 수 있겠다"며 기뻐했다.
30대 두 딸, 남편과 함께 집회를 찾은 정 모씨(50대·목동·여)는 "좋은 세상이 왔고 이 세상을 가족들과 함께하기 위해 다 같이 나왔다"며 "우리 자녀들이 살 세상이 좋아졌다는 게 무엇보다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조안나씨(61세·여)는 "도저히 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전일 철야 집회부터 이곳에 머물렀다"며 "우리 한인들도 걱정이 돼서 잠을 못 잔다고 하고, 마음은 이곳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했다.
만 5세 딸과 함께 집회에 나온 조 모씨(40대·은평구·여)는 "나중에 딸에게 역사의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어 데리고 나왔다"며 "남편은 계엄 당일 국회로 향했고, 나는 육아 때문에 당일 국회에 가지는 못했지만, 그 이후 시민으로서 한 목소리를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꾸준히 아이와 집회에 나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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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모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2025.04.04 photo@newspim.com |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사회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오경민씨(25세·성균관대·남성)는 "대통령은 파면됐지만, 다른 여러 가지 사회모순을 해결해야 할 차례"라며 "윤 전 대통령 계엄으로 친구들과 조직을 만들었는데 그곳에서 사회대개혁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행동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은 주권자 시민의 승리이자, 수많은 시민의 희생과 민주항쟁으로 일궈온 헌법과 민주주의의 힘을 재확인한 것"이라면서도 "파면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윤석열과 내란 일당에 대한 사법처리가 엄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정을 유린하는 모든 범죄자의 말로가 어떠한지 똑똑히 남겨 제2, 제3의 내란을 막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