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영국을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일이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그 파괴적 영향권에 들 수 있다고 전망되는 분야에는 불안한 기운이 엄습하는 분위기였다.
영국에서는 예상보다 낮은 물가상승률 지표가 공개되고, 정부의 재정 운용 계획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다른 나라와 달리 상승세를 탔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3.86포인트(0.70%) 떨어진 548.73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4거래일 만에 상승을 기록했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루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70.76포인트(1.17%) 내린 2만2839.0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77.91포인트(0.96%) 하락한 8030.68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5.79포인트(0.30%) 오른 8689.59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26.85포인트(0.83%) 내린 3만9058.10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52.10포인트(0.39%) 하락한 1만3432.2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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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부문과 관련된 관세를 26일에 발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자동차(관세)에 대해 아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유럽 벤치마크 지수의 자동차 섹터는 2.61% 하락하면서 주요 섹터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영국의 2월 물가상승률은 2.8%를 기록해 시장과 전문가들의 예상치(2.9%)를 밑돌았다. 지난 1월 3.0%에 비해선 0.2%포인트가 낮아졌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발표한 재정운용 계획에 대해서도 시장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은 봄과 가을, 1년에 두 번 예산과 세수 등에 대한 정부 계획을 공개한다.
리브스 장관은 "60억 파운드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2029~2030년 99억 파운드 정도의 재정 여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 분야의 경우 기존 전망치인 50억 파운드보다 다소 완화된 34억 파운드로 감축 규모를 완화했다.
국방비는 오는 2027년 4월까지 국내총생산(GDP) 2.5%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올해 영국의 경제가 1.0%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10월 전망치(2.0%)의 절반이다.
영국의 3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6bp(1bp=0.01%포인트) 하락한 5.306%로 마감했다.
유럽 시장의 미래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선이 이어졌다.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수석 투자 및 시장 분석가인 수잔나 스트리터는 "트럼프 관세가 유럽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유럽에 대한 (우려) 심리는 모퉁이를 돌았고, 큰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기면서 미국 주식 이외의 가치를 찾는 투자자들이 유럽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 테크(-1.98%)와 헬스케어(-1.47)의 하락세도 눈에 띄었다. 헬스케어 섹터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2.46% 떨어진 영향이 컸다.
테크주는 IT 서비스 회사인 티에토에브리가 이 회사 주식에 대한 모간스탠리 평가가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된 뒤 6.7% 떨어지면서 동반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