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측 제안으로 인수 타진
'스토킹 호스' 방식...내주 공개입찰 실시
셀러들 "정산 대금 기대도 없다"지만 오아시스 측 "상생 논의할 것"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신선식품 새벽배송 기업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를 추진한다. 이번 인수는 티몬 측에서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타진됐으나, 과거 11번가 인수와 달리 오아시스도 이번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아시스는 단순히 티몬의 데이터베이스(DB)만이 아니라 플랫폼과 셀러 네트워크까지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산 미지급 문제와 관련한 상생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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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새벽배송 기업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를 추진한다. 사진은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사옥 앞에서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며 대기하는 가운데 경찰이 출동해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 스토킹 호스 방식…오아시스, 티몬 인수 확정될까
5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를 위해 오아시스를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해 달라는 신청을 제출했다.
이번 인수는 티몬 측의 적극적인 접근으로 성사됐다. 티몬 매각을 담당하는 EY한영은 국내외 여러 기업과 접촉하며 인수를 추진해왔으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오아시스 입장에서는 티몬이 보유한 플랫폼 DB, 대중성, 인지도 측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지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두 차례 만남 끝에 지난달 28일 인수 절차에 대한 기본 합의를 마무리했다. 인수 제안가는 약 3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달간 공개입찰을 거쳐 더 높은 가격이나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나타날 경우, 오아시스가 그 조건에 맞춰 응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아직 오아시스가 최종 인수자가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과거 11번가 인수 추진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오아시스가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지난 11번가 때는 구체적인 논의 없이 보도가 먼저 나가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티몬 인수는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는 티몬이 보유한 이커머스 자산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오아시스는 강력한 물류 시스템과 풀필먼트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흑자를 내며 내실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인지도 및 플랫폼 확장 측면에서 한계를 느껴왔고, 티몬이 이러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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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 [사진=오아시스마켓 제공] |
◆ 티몬 셀러들 "정산금 받을 수 있나?"…오아시스 측 "상생안 논의할 것"
티몬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미지급 정산금 문제로 불만이 컸던 셀러들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일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셀러들은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 제시된 300억 원의 인수금액으로 일부 채권 변제가 가능하더라도, 개별 셀러들의 정산금까지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심 심준섭 변호사는 이에 대해 "회생 절차가 상당히 많이 진행됐으니 회생 면책 결정 후 판감된 채무 기준으로 진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다른 케이스를 봤을 때 인수금 자체가 셀러들 미정산 대금으로까지 흘러가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전했다. 사실상 정산 대금을 지급받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오아시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단순히 티몬의 플랫폼과 DB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셀러들과의 상생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일부 조건에도 상생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티몬과 오아시스는 오는 6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만약 공개입찰 기간 동안 오아시스보다 더 높은 가격이나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등장하더라도, 오아시스가 해당 조건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가진다.
현재 오아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398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 여력도 충분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에 성공할 경우, 본격적으로 IPO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아시스는 2023년 IPO를 시도했으나 수요 예측 결과가 기대를 밑돌아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SK스퀘어의 11번가 인수를 추진했지만, 주식 교환 비율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입찰 마감일까지 추가 입찰자가 없으면 다음 달 중으로 최종 결정될 전망"이라며 "IPO 추진을 위한 인수는 아니지만, 기업공개 계획은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