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75%로 결정… 0.25%p 인하
대출규제 지속 속 강남권 상승 가능성
수도권 외곽 지역은 하락 요소 산재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찬바람이 부는 부동산 시장이 다소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고강도 대출규제가 계속되는 만큼 서울 일부 지역만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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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송파구 잠실 아파트단지와 강남구 일대 건물 및 아파트 단지. 2025.02.13 leemario@newspim.com |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종전(3.0%) 대비 0.25%p(포인트) 인하한 2.7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2%대에 진입한 건 2022년 10월(2.5%) 이후 처음이다.
2023년부터 수차례 3.5%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4년5개월 만에 하향 조정을 시작했으나, 지난달 고환율을 이유로 인하 흐름을 멈춘 바 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도 떨어지면서 부동산 시장 참여자는 이자 부담을 덜게 된다. 급매가 줄고 매입 수요는 늘면서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다.
업계에선 이번 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이 비교적 수월해질 수 있으나, 서울 전체로의 시장 온기 확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입 대기 수요가 꾸준한 강남권과 한강변 등 서울 주요 주택시장은 가격 강세와 매도자 우위 시장이 예상된다"며 "아직 월 평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000여건 안팎에 머무는 것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까지 서울 전반적인 매수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리면 강남권, 용산, 성수동 등 핵심지역의 주택 시장에 상승 모멘텀을 부여할 것"이라며 "수도권 외곽 지역에는 미분양 물량이 있고 매수세도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당분간 시장 반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세와 전세대출이자 하향이 겹치면 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이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전년(17만4558가구) 대비 28.2% 줄어든 12만5382가구다. 함 랩장은 "예금 금리가 내려가면 임대인 입장에선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되기에 전세의 월세화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상승하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성행할 수 있다. 양 팀장은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매매 수요도 동반 상승할 확률이 높다"며 "신축 아파트나 선호 지역일수록 이 같은 현상은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기준금리만 내렸을 뿐 대출금리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기에 섣부른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기준금리 인하 당시 가계대출 억제를 이유로 즉각적인 대출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번 인하에선 오히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강화하는 등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며 "이번에도 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얼만큼 영향을 주는지가 실질적인 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