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정을 강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한 켈로그 특사는 기자들에게 협상 결과를 받아들일지는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며, "아무도 주권 국가의 선출된 지도자에게 그것(평화협정)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키스 켈로그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켈로그 특사의 발언은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각각 전화 통화로 종전 협상 개시 합의를 끌어낸 가운데, 이번 회담은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들 없이 진행된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의 요구사항만 반영한 '더티 딜'(dirty deal)을 할 수 있단 우려가 나왔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우리 없이 이루어진 어떤 합의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초기 논의에 '패싱' 당한 유럽 주요국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 관해 자체 논의에 나섰다.
켈로그 특사의 이날 발언은 결국 우크라이나와 유럽국들의 우려를 안심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그는 "한 테이블에 33명이 앉는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면서, 협상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결국 우크라이나와 유럽과도 논의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언제나 '어떤 선택권도 배제하지 않는다'여왔다"라며 "어떤 종류의 논의나 안전보장이 확정되기 전에, 그러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켈로그 특사는 미·러 고위급 회담에서 유럽과 글로벌 안보 등 폭넓은 현안에 관한 논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북한·이란·중국과 관계를 언급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북한군 철수, 북러 무기 거래 중단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끝으로 켈로그 특사는 오는 24일이면 3주년이 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발을 빼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생각해 보면 이 전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켈로그 특사는 18일 오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난 후 오는 20일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