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씨네톡]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수 있는 순간의 미학, '미키17'

기사입력 : 2025년02월17일 17:50

최종수정 : 2025년02월18일 07:58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의 영예를 안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이 베일을 벗었다. 소모품처럼 대체되는 인간을 통해 인간 존엄성과 반식민주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아냈다.

17일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이 한국 언론에 최초 공개됐다. 2019년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상업 영화로 글로벌을 무대로 활동 중인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고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등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K-무비의 거장답게, 다소 묵직한 메시지를 유머러스하게,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일명 '웃픈' 방식으로 풀어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의 한 장면.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미키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의 삶을 택한 주인공이 겪는 예측불허한 일들을 담은 영화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했으며,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에 봉착하고 새로운 익스펜더블 미키18이 생성되면서 사생활부터 생존, 끝없는 혼란 등 다양한 문제와 맞닥뜨린다.

주인공인 미키 역을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해리포터'와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출연하며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배우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도 '테넷'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글로벌 스타다.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로 낙점된 그는 무려 16번의 죽음을 겪고도 여전히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미키17은 자신도 모르게 생성된 '멀티플' 미키18을 견제하고, 질투하면서도 한편으로 그의 존재를 자신만큼이나 인정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동시에 미키18을 연기하는 배우 본체로서는, 완전히 독립된 개체를 연기하는 듯, 1인 2역을 훌륭히 수행한다. 한 사람이 반복해서 프린팅됐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판이하게 다른 17과 18. 인간 내면의 다양한 면을 그려낸 표현은 관객들의 다채로운 해석을 낳을 법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의 한 장면.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놀라운 점은 SF 영화임에도 압도적인 비주얼 충격이나 놀랄 만한 기술적 과시는 찾아볼 수 없다. 영화에선 주로 미키17의 설정을 설명하거나, 주인공의 서사를 미키 본인의 내레이션으로 삽입했다. 오로지 깊은 주제의식과 내용으로 정면 승부한다. 매 작품에서 독특한 설정과 내러티브의 힘을 밀어붙이는 봉 감독의 뚝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미키17'에선 자본과 결합한 비윤리적인 기술과 그 사이를 파고드는 부작용과 문제점, 사람을 대체품으로 무한히 사용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존엄성을 이야기한다. 전작인 '기생충'에서 자본주의의 근간을 꿰뚫는 계급적 통찰을 보여준 것에서 한 단계 확장된 이야기다. 감독이 영화의 외피를 씌워 보여주는 세계는 흥미롭고 독특하고 때론 역겹지만, 얼마나 지금의 현실과 닮아있는지를 시시때때로 느낄 수있다.

'미키17'이 히어로물은 아니지만, 결국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모두가 파국을 향해 치닫는 상황을 마주한다. 이 상황에서 미키가 어떤 방법을 동원하고 누구와 대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은 관객들을 감동시키고, 눈물을 떨구게 하는 신은 익스펜더블의 삶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미키의 모든 존재를 매 순간 사랑했던 나샤의 행동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의 한 장면.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 순간엔 이 모든 혼돈과 파국에 동참한 이들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된다. 바로 그 지점이 이 소설이 집필되고, 영화로 제작된 이유다. 미지의 세계에서 인간의 안전을 위해 마루타의 역할을 했던 익스펜더블, 그 무용성이 확인되는 순간 어느 순간 본말이 전도돼 인류에게 족쇄로 작용하는 모든 산물들을 떠올리게 된다.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인물 마샬은 현재 몇몇 정치인이나 재벌을 모델로 했다는 설도 있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신분주의를 옹호하고 우생학을 신봉하듯 사람을 나누고 차별하는 세력은 영화에서처럼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전 세계가 인정한 거장 봉준호 감독의 가볍지만 무거운 이야기,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하메네이 어디있는지 알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서 이란을 향해 조건 없는 항복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이른바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지금 그곳에 있는 한 안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즉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민간인이나 미군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게시글에는 "조건 없는 항복!"이라고 적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를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저지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후 나왔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며 그 차이를 일축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1979년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 아야톨라 사망 36주년을 맞아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기념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6-18 02:05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포용복지' 문진영 수석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복지 철학을 가장 가까이서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정책으로 구현해 온 대표적인 정책 참모다. 복지국가 구상에서 구체적 설계, 제도 실행까지 전 과정을 함께해온 핵심 브레인으로, 현 정부의 사회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문 수석은 연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영국 헐(University of Hull) 대학에서 사회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공회대학교 조교수,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복지정책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문과 정책 현장을 오갔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당시 시민사회단체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등 복지제도 확충에도 깊숙이 참여했다. 문 수석이 '정책형 학자' 또는 '현장형 브레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의 경력에서 비롯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연구와 실무를 두루 거친 이력은 책상 위 이론을 넘은 정책 설계의 밑바탕이 됐다.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 [사진=대통령실] 아동수당 도입 논의 초기부터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 왔고, 이를 '아동청소년수당'으로 개편해 지급 연령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설계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복지 정책의 핵심 방향 중 하나로, 문 수석이 실질적인 설계자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인수위에 참여했고, 이후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로 2년간 청년·여성·중장년 대상 맞춤형 고용·복지 정책을 추진하며 '현장 중심 정책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장과 학계, 캠프와 정부를 아우르는 경험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를 사회정책 전반에 녹여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포용복지국가위원회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복지 공약을 총괄 설계하며 아동수당 확대, 돌봄 국가책임제, 육아휴직 부모 할당제 등의 정책을 이끌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복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아동수당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 온 분으로 대통령의 복지 국가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문 수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수석 임명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사회, 복지국가 기조를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향후 아동·청소년, 취약계층 지원은 물론, 일과 돌봄의 국가 책임 확대, 사회안전망 정비 등 주요 복지과제를 설계·집행할 실무 총괄자로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문 수석은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정책가로, 정부가 말하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복지국가' 실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1962년 서울 출생 ▲연세대 사회복지학 ▲영국 헐대 사회정책학 박사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 전문위원회 위원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문화복지분과 위원장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 분과위원장 parksj@newspim.com 2025-06-18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