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 강도 등 역동적인 회복 기대
역사적인 주가 할인폭, 미국과 차이 38%
사치재 등 재량소비 베팅, 자동차는 회피
"마치 상승 대기 상태에 있는 용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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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O'가 대서양 건너 유럽으로 ①3가지 이유>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 중단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더 커 그 악영향이 상쇄된다는 의견이 있다. 유럽 경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발 에너지값 상승에 의해 광범위한 타격을 입었다. 전쟁이 중단되면 관련 비용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 나아가 우크라의 대유럽 곡물 수출이 활기를 찾으면 기업이 체감하는 부담의 완화 정도는 더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관세 위협에 대해 '미국의 전략적 협상' 카드라며 위험도를 제한적으로 보기도 한다.
3. '업턴' 베팅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유럽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는 유럽 기업을 둘러싼 실적 '업턴' 인식, 그리고 주가 할인감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종전까지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유럽 기업의 실적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이 궤도의 실현이 유력하다면 현재 유럽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미국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 기업의 높은 성장성과 기술 혁신성에서 비롯되는 구조적인 경쟁 우위력, 유럽의 낮은 기술주 비중을 보자면 미국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이 훨씬 큰 게 사실이지만 현재 금리 방향과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높은 가격 부담에 직면한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유럽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작년 말 유럽 주식의 컨센서스는 비중축소였다"며 "현재 유럽은 미국 기술주 조정을 피하는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예상 이익 증가율 수치 자체는 미국이 앞서지만 실적 개선의 모멘텀이나 반등의 강도 측면에서는 유럽에서 더 역동적인 회복세가 기대된다.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스톡스600 기업의 주당순이익 연간 증가율은 8%로 예상된다. 2023년 4% 감소, 작년 1% 증가에서 뚜렷한 회복세가 기대되는 것이 읽힌다. S&P500 기업의 예상 증가율은 작년 10%, 올해 14%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현재 유럽 주식 시세의 할인감은 역사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스톡스600의 주가수익배율(PER, 포워드)는 현재 13.6배, S&P500은 22.1배다. 유럽 주식이 38% 정도 저렴한 셈인데 모닝스타에 따르면 5년 전만 해도 유럽 주식과 미국 주식 간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20% 미만에서 형성됐다. 모든 섹터에서 미국 대비 역사적인 할인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4. 베팅 어디에
투자금 동향을 헤지펀드로 한정하면 매수세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부분은 사치재 등 재량소비재와 은행주다. 특히 유럽의 사치재는 종전까지 중국의 경제 둔화에 따른 소비 감소로 성과가 상당히 부진했는데 올해는 중국의 경제 회복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하고 있다. 예로 구찌 브랜드 등을 소유한 케링(종목코드: KER)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40%나 떨어졌다. 은행주는 유럽 경제활동의 회복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의 영향권에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유럽 자동차와 차 부품 제조업체들에 대한 매수/매도 비율이 '수년 만에 최저치(multi-year low)'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유럽 자동차 수출의 주요 시장으로 2023년 전체 EU 수출의 20%를 차지했다. 독일은 24%, 이탈리아는 30%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아크마크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헤로 펀드매니저는 "유럽 주식시장은 상승 대기 상태에 있는 용수철과도 같다"며 "케링과 리치몬트(CFR), 스와치그룹(UHR)의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투자 매력도가 상승했다"고 했다. 이어 "바이엘(BAYN)과 CNH인더스트리얼(CNHI)의 경우 농업 산업 경기의 사이클 저점 통과로 반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유럽 주식에 대한 신중론도 많다. 제네랄리인베스트먼츠의 미켈레 모르간티 주식 전략가는 유럽의 에너지 독립성 부족, 거버넌스 문제, 파편화된 자본시장, 인구 성장 둔화, 기술 투자 부족 문제를 언급하면서 보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다만 "기술 기업의 실적 성장이 둔화하고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과감하게 전개되면 유럽 로테이션은 지속성을 더할 수 있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