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오랜 앙숙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인수 제안을 두고, 경쟁자 견제를 위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머스크 CEO가 내놓은 약 974억 달러(약 141조 원)의 오픈AI 인수 제안의 목적이 "경쟁자를 늦추게(slow down)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제안은 오픈AI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며, 단순히 오픈AI의 성장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블룸버그] |
앞서 10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이 오픈AI의 모회사인 비영리 단체를 974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의 변호사인 마크 토버로프도 이날 오픈AI 이사회에 오픈AI의 모든 자산을 인수하는 입찰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토버로프가 X에 공개한 오픈AI 인수 성명에 "이제 오픈AI가 오픈소스와 안전에 집중하는 단체로 돌아갈 때가 되었고, 우리가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
지난 2015년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지 않는 AI를 구축하자며 오픈AI를 함께 설립한 올트먼과 머스크는 이후 오픈AI 경영 철학 및 경영권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 2018년 머스크는 이사회에서 사임하며 오픈AI를 떠났다.
머스크의 이번 인수 제안에 올트먼 CEO는 X를 통해 "제안은 고맙지만 사양한다"면서 "원한다면 97억 4,000만 달러(약 14조 원)에 트위터(현 X)를 인수하겠다"고 응수했다. 해당 금액은 머스크의 오픈AI 인수 제안가에서 소수점을 하나 앞으로 옮긴 수치다.
올트먼의 게시글에 머스크는 "사기꾼(swindler)"이라는 답글을 달았다.
머스크의 인수합병 제안에는 밸러이쿼티파트너스, 배런캐피털, 아트레이데스매니지먼트, B캐피털, 8VC 등 여러 벤처캐피털이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이번에 오픈AI 인수를 제안한 배경을 두고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브스는 머스크가 오픈AI를 인수하려는 것은 그가 AI 분야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AI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머스크가 오픈AI 인수로 미국의 AI 헤게모니 중심에 서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버로프는 "컨소시엄이 더 높은 입찰가에 대해서도 열려있다"며 "현 오픈AI 이사회가 영리 기업 전환 의도를 갖고 있다면 이 자선단체의 통제권에 대해 공정한 보상을 줘야 한다"고 밝혔는데, 일각에서는 오픈AI의 비영리성에 의구심을 제기함으로써 이사회를 흔들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