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중국 관세 발표 직후 나타난 '역대급 청산' 재연될까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발표에 9만 6000달러 선으로 급락했다.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 발표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역대급 강제 청산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 시간 기준 3일 오후 12시 16분 현재 24시간 전에 비해 6.62% 하락한 9만 4466.96달러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9.75% 급락한 2512.2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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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블룸버그] |
간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주 예고했던 상호 관세 조치와 관련해서는 "11~12일쯤에는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그 즉시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부과하는 관세 수준에 맞추려는 것이며, (기본적으로) 모든 국가가 대상이라면서 "아주 간단한 논리다.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부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비슷한 관세를 적용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예외를 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만 4000달러선까지 밀린 뒤 이내 9만 7000달러 부근으로 반등하더니 다시 9만 5000달러 선으로 내려오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 시장 심리를 측정하는 '공포와 탐욕 지수'는 지난 일주일 내내 평균 44점으로 '공포' 영역에 머물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포괄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이트인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3개월 단기 보유자들의 실현가격(realized price)인 약 9만 6000달러선으로 내려온 상태.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셰이언BTC는 비트코인이 강세장 분위기를 지속하려면 반드시 9만 6000달러를 방어해야 한다면서 "이 지지선이 무너지면 투자자 심리가 자신감에서 공포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발표한 다음 첫 월요일이었던 지난 3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당시 22억 9000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한 바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FTX 붕괴 당시 청산 규모를 뛰어넘는 규모다.
이후 멕시코와 캐나다가 국경 강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며 관세 30일 유예 조치가 나온 덕분에 투심은 안정됐고 비트코인은 다시 10만 달러 위로 반등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 이어 이번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상호 관세 예고까지 충격적인 소식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가격은 다시 빠르게 후퇴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11일이나 12일 경에 상호 관세에 관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당분간 시장 긴장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