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3국 협력의 결정적 중요성' 강조
트럼프, 바이든의 인·태 전략 기조 유지 시사
루비오 취임 직후 '쿼드' 외교장관회담도 개최
동맹국 연대 통한 대(對)중국 견제 지속될 듯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미 국무부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22일(현지 시각) 조태열 외교장관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한 뒤 한·미·일 3국 협력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설명자료를 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외교 업적으로 꼽히는 '한·미·일 협력 제도화'의 흐름을 트럼프 행정부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무부는 자료에서 "두 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동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미·한 협력을 진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소개한 뒤 한·미 동맹이 한반도는 물론 인·태 지역 평화와 안정의 '린치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장관이 미국, 일본, 한국 간 3자 협력 증진의 '결정적인 중요성'(critical importance)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행정부는 인·태 지역의 동맹국들을 소다자 그룹으로 묶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이른바 '격자형 안보구조'를 구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비롯해 한·미·일 협력 구도와 미국·일본·필리핀의 안보협력 등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국무부가 이날 자료에서 '인·태 지역에서의 공동 도전'이라는 표현으로 대(對)중국 견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한·미·일 협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밝힌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태 전략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미국이 21일 루비오 장관에 대한 미 의회의 인준 절차가 끝나자마자 쿼드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4개국 장관은 성명에서 "법치, 민주적 가치, 주권, 영토 완전성이 수호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강화하겠다는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무력이나 강압에 의해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 행동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21일 첫 회의를 가진 쿼드 4개국 외교장관. 왼쪽부터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1 |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대만과 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동맹국과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대외정책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인·태 전략에 지역 동맹국들을 참여시킨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적 성과이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넘겨주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과의 관계를 운용하는 방식은 바이든 행정부와 다를 수 있지만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이같은 기존 구조를 유지·활용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