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 주요국의 증시가 20일(현지시간)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가 당초 예측과 달리 즉각적인 무역 관세 부과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시장에 감돌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내기 이전 단계라 온갖 신경을 곤두세운 채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유럽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서를 하기 전에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25포인트(0.05%) 오른 523.87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개장 직후 약간 오름세로 출발한 뒤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늦은 오후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86.92포인트(0.42%) 상승한 2만990.31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5.32포인트(0.18%) 오른 8520.54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3.75포인트(0.31%) 뛴 7733.50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23.80포인트(0.34%) 내린 3만6143.83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39.60포인트(0.33%) 상승한 1만1955.9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를 조사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과 함께 불공정한 무역·외환 정책을 개선할 대책을 찾도록 지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 2020년 중국과 맺은 무역협정 이행을 평가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상황도 점검한다는 것이다.
시티인덱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피오나 신코타는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신중한 접근을 할 것이라는 정서가 시장에 퍼졌다"면서 "그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무역 관세를 부과할 지 수개월 간 걱정하던 시장에 꼭 필요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불확실성의 요소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 증시는 트럼프의 보호주의 정책이 미국과 유럽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불안해 했다"면서 "특히 독일은 관세에 취약한 국가"라고 말했다.
이날 독일 요르그 쿠키스 재무장관은 "독일은 일단 미국의 새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작년 12월 독일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도에 비해 0.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전망치 1.1%를 하회한 것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25%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됐다.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는 "올해 ECB가 3~4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합리적"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된 위험은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은행과 기초자원이 각각 1.2% 상승했고, 유틸리티는 1.1% 하락했다.
특징주로는 독일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네메첵이 연갈 실적을 발표한 뒤 10.45 폭등했다. 반면 지멘스 에너지는 UBS가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한 후 3.4%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