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조치 해제 후 아동 및 노인 감염병 확산
CRE와 매독, 내성과 확산의 새로운 위협
전문가들, 정부의 강력한 정책 필요성 강조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방역 조치가 해제된 이후 수두, 홍역, 백일해, 성홍열,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 매독 등 다양한 감염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아동에게는 수두와 홍역, 성홍열,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으며, 노인에게는 내성이 강한 CRE 감염증이 문제되고 있다. 성인들은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 확산 중인 매독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의료계는 "감염병 폭증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과 정치적 혼란이 방역 대책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현정 국회의원. [사진=김현정 국회의원실] |
18일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수두 신고 건수는 2022년 1만8547건에서 2024년 3만1583건으로 두 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홍역은 0건에서 49건으로 증가했으며, 백일해는 31건에서 4만7928건으로 대폭 상승했다. 성홍열은 505건에서 6550건으로 증가했으며, CRE 감염증도 3만548건에서 4만2820건으로 늘어났다. 매독 역시 401건에서 2798건으로 확대됐다.
사라졌던 홍역이 2년 만에 재출현했고, 백일해는 1546배, 성홍열은 13배 가량 증가했으며, CRE 감염증은 1.4배, 매독은 7배 급증했다.
12세 이하 아동에서는 수두와 성홍열, 백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수두는 환자의 수포액과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자와의 접촉으로 전파가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 백일해는 지난해 처음으로 영아 사망 사례가 발생했으며, 의료계에서는 올해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성홍열(Scarlet fever)은 과거 전염병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확산세가 두드러진다. CRE 감염증은 주로 요양병원에서 노인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항생제 내성을 지닌 세균 감염질환으로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민권식 인제대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한국 의료가 세계 수준이지만, 특정 분야는 후진국 수준이다"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항생제 내성 관리 예산 부족을 언급했다.
일반 성인 사이에선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서 매독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환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매독의 감염병 등급을 3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매독 감염자 수가 2013년 1000여 명에서 2022년에는 1만3228명으로 급증했다.
보건당국은 매독의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장했다. 홍역에 대해서는 "지난해 감염된 49명 모두가 해외 여행자였으며, 여행 전 백신 접종과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현정 의원은 "국무조정실이 '방역체계 선진화'를 국정과제로 설정한 바 있다"며 "전문가 자문기구 설치와 감염병 대응을 위한 거버넌스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어린이와 노인 등 감염병 취약계층을 위한 예방 체계 구축이 시급하며, 매독과 같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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