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상승률, 43개월째 소비자물가 웃돌아
햄버거 8.3%·떡볶이 5.7%…구내식당 물가 4%↑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 서울 여의도에서 출퇴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도시락을 구매했다. 이전에는 9000원 하던 백반집이 새해가 지나자 1만2000원으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외식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서 '런치플레이션(점심+물가상승)'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서민 밥상을 책임지던 편의점, 구내식당 비용 모두 줄줄이 오르면서 외식 발걸음을 자제하는 '도시락족'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22.45(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외식물가 상승률이 1.0%포인트(p) 앞섰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돈 건 지난 2021년 6월 이후로 43개월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 2.3%에서 2022년 6월 6.0%→2023년 6월 2.7%→2024년 6월 2.4%→2024년 12월 1.9%로 점차 하향됐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 2.6%에서 2022년 6월 8.0%로 급증했다가 2023년 6월 6.2%→2024년 6월 3.0%→2024년 12월 2.9%로 점차 안정됐다. 다만 통상 3%대 물가는 고물가로 해석함에 따라 외식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을 견인한 주요 품목은 햄버거, 떡볶이, 김밥 등 분식과 김치찌개, 설렁탕, 된장찌개 등 서민음식이 꼽혔다. 구체적으로 햄버거는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떡볶이와 김밥은 각각 5.7%, 4.8% 올랐다.
직장인이 자주 찾는 외식인 김치찌개 백반은 4.0% 인상됐다. 설렁탕과 된장찌개, 해장국도 각각 4.0%, 3.7%, 3.5% 상승했다. 직장인들이 자주 향하는 구내식당 식사비용도 4.0% 상승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외식 세부품목 39개 중 35개 품목은 물가가 모두 상승했다. 반면 맥주, 소주, 피자 물가는 각각 -0.4%, -2.0%, -2.8% 내렸다. 죽의 경우에는 1년 전과 동일했다. 절반가량인 19개 품목은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외식물가 지수는 122.45(2020년=100)로 윤석열 정부 출범 해인 2022년 12월(113.99) 대비 7.4% 올랐다. 지난 3년간 소비자가 체감하는 외식 물가 상승률이 7%의 높은 물가를 유지하면서 외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잦아들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입물가가 오르니 원재료 가격도 오르고, 국내 물가도 올라가는 추세"라며 "외식업종 사장님들도 외식물가를 올리고 있는데, 고물가에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바로 외식이다. 이 구조를 아시고 외식 물가 상승을 자제하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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