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공화당 실세였다가 트럼프에 맞서다가 앙숙
공화당에서 축출된 뒤 대선에서 해리스 지지 운동
트럼프 정치 보복 공언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퇴임을 앞두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강력하게 비판해 온 리즈 체니 전 의원에게 '대통령 시민상(메달)'을 수여할 예정이다.
2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체니 전 의원을 포함한 20명에게 대통령 시민상을 수여할 예정이며 "(이 상은) 국가 또는 동료 시민을 위해 모범적인 봉사 활동을 한 미국 시민에게 수여된다"고 밝혔다.
체니 전 의원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보수파의 거두로 불린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다.
그녀는 공화당 내 3인자인 하원총회의장까지 올랐지만, 트럼프의 사법 방해와 선거 패배 불복 행위에 반기를 들고 하원의 1·6 의회 폭동 조사위원회에 참여하면서 트럼프와 앙숙이 됐다.
리즈 체니 전 미국 하원의원. (왼쪽)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의 제거 대상이 된 체니 전 의원은 하원총회의장에서 쫓겨났고, 하원의원 공천 경선에서도 탈락했다.
체니 전 의원은 공화당 정통 보수 이념 회복을 주장하며 트럼프에 맞서 왔고,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위한 선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트럼프는 대선 당시 "체니의 얼굴에 총구를 겨눠 봐야 한다"고 위협할 정도로 증오를 드러냈고, 대선 승리 이후에는 체니 전 의원의 1·6 조사위원회 활동을 언급하며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 시민상 수여는 이 같은 트럼프의 노골적인 정치 보복에서 체니 전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면 보복성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선제적 사면'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대통령 시민상 수여자 명단에 하원 1·6 사태 조사 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 소속 베니 톰슨 의원도 함께 포함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