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2030 무주택자 비중, 세달 연속 60% ↑
"민주당 집권시 집값 폭등 우려…젊은 영끌족 재등장"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울 지역에서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한 2030세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집값 상승 기조가 가라앉으면서 하락세를 보이는 일부 지역으로 무주택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 정국인 상황에 내년 조기 대선에서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게될 경우 문재인 정부때와 같이 부동산 규제가 강화돼 집을 구매하기 어렵거나 때에 따라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 역시 매수 요인으로 꼽힌다.
집값 상승세가 둔화된데다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이라는 변수가 작용하는 만큼 2~3년전과 같이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 전망이 나온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집값 상승 전 매수에 나서는 영끌족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울 지역에서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한 2030세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 서울 2030 무주택자 집 구입 비중, 세달 연속 60% ↑
서울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젊은 무주택자들의 매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자는 3만2472명으로 올해 2월 2만8568명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3월 3만3312명에서 4월 3만8970명까지 늘어났지만 점차 줄어든 것이다.
2030세대의 비중 역시 줄었다. 지난 9월 내 집을 마련한 무주택자 가운데 58.5% 비중에서 지난달 말 기준 56.4%로 2.1%포인트(p) 줄었다.
하지만 서울 지역만 놓고 보면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 집합건물을 매수한 무주택자는 3805명이다. 올해 들어 4월 3066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2030 영끌족 비중은 60.9%다. 올해 1월 56.1% 수준이었지만 지난 9월 61.1%까지 늘어난 이후 세달 연속 6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오히려 젊은층 무주택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이다. 같은 기간 40대의 매수 비중은 지난달 23%에서 21.3%로 1.7%p 줄었다.
앞서 정부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지난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낮췄다. 시중은행들도 이에 맞춰 대출금리 인상과 주담대 만기 단축, 비대면 가계대출 중단 등에 나섰다.
지난 2일부터는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디딤돌 대출 제한 조치가 본격 시행됐다.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방공제' 적용으로 대출 한도는 최대 서울이 5500만원, 수도권 과믹억제권역은 4800만원이 줄어들게 됐다.
◆ "민주당 집권시 집값 폭등 우려…젊은 영끌족 재등장"
집값 급등기에 시기를 놓쳤던 수요자들이 이른바 '영끌족'이 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동산 시장 환경에서 차이가 있다.
2020~2021년 당시에는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상승세가 둔화되고 서울 일부 지역에선 하락거래도 나오고 있다. 이에 집값이 일정수준 내려앉은 지역 위주로 매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탄핵 정국인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통해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게될 경우 문재인·노무현 정부때와 같이 부동산 규제와 세금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 역시 젊은층 무주택자들이 서둘러 매수에 나서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집값 하락기에 방어는 어느정도 되지만 상승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다른지역에 비해 큰 만큼 영끌족의 매수 러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일부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선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이전처럼 집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문 정부는 집권 초기에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집권 5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50% 이상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어느정도 안정세에 들어왔고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아무래도 매수를 꺼려하는 수요자들이 많은게 사실"이라면서 "다만 정권 교체로 인해 집값이 다시 한번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젊은층 사이에선 마냥 기다릴 순 없다는 입장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