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까지 가겠다" 민주노총, 현장 막은 경찰과 충돌
반대쪽 차선으로 이동하면서 혼란 가중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시위 이어갈 예정
[서울=뉴스핌] 방보경 송현도 노연경 기자 = "용산으로 향하자!"
질서를 당부하는 경찰의 확성기 소리가 시위대의 노랫소리에 힘없이 묻혔다. 선두에 선 참가자들이 몸으로 경찰들을 밀어내자, 저지선이 뚫리는 듯도 했다. 민주노총 간부 1만 명을 앞에 두고 경찰은 다시금 방패를 들고 대열을 갖췄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2일 집회 후 행진 방향을 여의도에서 용산으로 급선회하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했다. 대치가 1시간 이상 이어지자, 이들은 해산한 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모이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2일 집회 후 행진 방향을 여의도에서 용산으로 급선회하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했다. 2024.12.12 hello@newspim.com |
민주노총과 경찰의 충돌은 12일 오후 3시 35분께 서울 용산구 숙대입구역 인근에서 본격화됐다. 이날 민주노총은 광화문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노동자·시민 대회를 열고 행진을 이어나갔다. 당초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로 방향을 틀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행진에 앞서 "경찰측과 최대한 협의는 할 예정이나, 경찰측이 비협조적이더라도 진격할 것"이라고 충돌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경찰은 행진 신고가 되지 않은 남영사거리역 인근부터 바리게이트를 치고 시위대 도착에 대비했다. 시위대 도착 약 5분 전인 오후 3시 30분쯤 숙대입구역 사거리에서 삼각지역으로 향하는 3개 차선을 기동대 차량과 유리벽으로 모두 막았고, 버스 중앙차선 방향에는 경찰 병력이 도열했다.
시위대 도착 직전 대열을 마친 경찰의 무전기에서는 "많이 다칠 수 있다", "전면수비 하라"는 등 무력 충돌을 대비하는 듯한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 일대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던 시민들도 경찰과 시위대가 양방향 도로를 꽉 채우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보고 황급히 길을 돌려 돌아가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2일 집회 후 행진 방향을 여의도에서 용산으로 급선회하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했다. 2024.12.12 hello@newspim.com |
용산 방향 도로에서 행진을 하던 시위대는 유리벽 앞까지 행진했지만, 이내 중앙차선을 넘어 반대편 도로로 향했다. 시위대 행렬이 뛰어들어 인파가 한꺼번에 역주행했다.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넘어 도로 통제가 되지 않던 반대 방향 차선으로 뛰어들면서 도로가 순식간에 혼란스러워졌다.
일대를 지나던 차량이 시위대를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는 등 안전이 우려될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시위대 인원이 완전히 차도로 넘어오면서 차량들이 20분 정도 갇히기도 했다.
기존에 갖췄던 유리벽이 무력화되자, 경찰들은 몸과 방패로 인파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밀착하라'면서 몸으로 맞섰지만, 대치 상황이 길어지자 주최측은 오후 4시 20분경 해산을 명했다. 이들은 이후 관저에서 만나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2일 집회 후 행진 방향을 여의도에서 용산으로 급선회하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했다. 2024.12.12 hell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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