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나도 생각만 했어 이 미X 새X야"
'12·3 비상계엄 사태'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밈(meme·특정 장면을 재창작한 패더리물)이 온라인에서 쏟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마주 앉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하는 식으로 된 밈에서 나온 대사다. 이것뿐인가?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을 활용해 '아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라는 말을 삽입하기도 하고, 12·12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에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고 '취했나 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정진석 비서실장이 굳은 표정으로 함께 앉아 있는 사진에는 '뭐? 내가 계엄을 선포했다고'라는 말이 달렸다.
사회부 조승진 기자 |
'요즘 것들'로 불리는 10대 학생들은 또 어떠한가.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 충암고 학생회는 '비상계엄은 잘못된 행위'라며 성명을 냈다. 서울의 다른 여고는 물론, 경남, 인천 등지 고등학교에서도 잇따라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고, 광화문 광장에서는 청소년 5만여 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한다는 시국 선언문이 읽히기도 했다. 기자가 퇴근 후 들른 서점에서 본 여고생들은 문제집을 고르며 "역사에 현장에 있고 싶다", "이번 시위는 함께 참여하자"는 말을 나눴다. 나라 곳곳에 있는 10대 학생들도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투표권이 없는 이들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라를 위한 목소리를 낸다.
잊지 말아야 할 지점은,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유권자인 어른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투표권을 행사했더라도, 정치적 사건들을 무관심으로 외면했거나, 사회적 부조리에 대해 침묵하는 일은, 잘못된 권력을 방관하는 어른의 못난 행태다. 한 여당 의원은 '1년만 지나면 다 잊고 또 찍는다'는 식의 망언을 내뱉었는데, 그가 생각하는 유권자가 오죽 우스웠으면 그랬을까? 이 같은 모욕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회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오늘날 사회적 정의 실현은 물론이거니와,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호 문제, 10대 청소년을 위한 교육 개혁 등 일에 행동해야 한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있는 한, 이 나라의 역사는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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