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인 가구 영향 보고서'…"청년층 주거 안정 ·고령층 빈곤 대책 필요"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팬데믹 이후 1인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이 여타 가구보다 더 크게 약화되면서 경제 전체의 소비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1인 가구의 경우 높은 주거비 부담 해소를 위한 주거안정 대책이, 고령층 1인 가구에서 열약한 소득과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빈곤 대책을 우선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3일 BOK 이슈노트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소비에 대한 영향을 중심으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35.5%로 가구원수 기준으로 가장 높았으며 증가 속도도 팬데믹 이후 매우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는 청년과 고령층의 비중이 높은데, 1인 가구수 증가율을 인구요인과 비인구요인으로 나누어보면 20~30대는 비인구요인이, 60대 이상에서는 인구요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1인 가구의 경제형편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다인 가구와 소득격차가 더 큰 반면 사회보장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아 더욱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나누어 보면 청년층 1인 가구는 주거비 부담이 컸으며 고령층 1인 가구는 고용안정성 측면이 취약했다.
한은은 1인 가구의 소득이나 자산면에서 경제 형편이 취약한 상황에서 팬데믹 기간 중 ▲주거비 상승 ▲생활비 부담 증가 ▲임시·일용직 중심 고용 충격 ▲위기에 따른 소득 충격 등의 요인이 작용해 가처분소득 대비 평균 소비성향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은 가구수 증가와 함께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증가해 2023년 기준 전체 소비지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가계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비성향이 2019년 기준 0.73에서 2023년 0.70으로 3.1% 감소할 때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0.78에서 0.74로 5.8%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특히 고령층 1인 가구의 경우 고용 안정성이 극도로 낮아 팬데믹 위기 경험에 따른 '상흔 효과'(scarring effect)가 이후 계속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 보고서의 결론으로 "청년층 1인 가구는 주거안정대책이 절실하며 고령층 1인 가구는 소득과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빈곤대책을 우선하는 정책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1인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은 저출생 대책과의 상충 등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영국 등 해외사례처럼 전체 취약계층을 포괄하는 정책 틀 안에서 1인 가구 문제를 균형감 있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자료=한국은행] 2024.12.03 ojh1111@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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