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어린 유튜버 복서 폴과 2분 8라운드 헤비급 경기
타이슨은 2000만 달러, 폴은 4000만 달러 출전료 챙겨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8·미국)도 세월의 벽 앞에선 한계를 실감했다.
타이슨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 유튜버 겸 프로복서 제이크 폴(27·미국)과 벌인 2분 8라운드 복싱 헤비급 경기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알링턴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제이크 폴(왼쪽)이 16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크 타이슨과 복싱 헤비급 대결에서 고개를 숙이며 상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2024.11.16 zangpabo@newspim.com |
19년 5개월 만에 링에 오른 타이슨은 자신보다 31세나 어린 폴을 상대로 온 힘을 쏟아냈지만 폴의 빠른 잽을 뚫고 핵펀치를 작렬시키기엔 체력과 스피드가 따르지 못했다. 하지만 타이슨은 무수한 잽을 허용하고도 등을 돌리지 않았고, 링에 눕지도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폴은 가드를 내리고, 고개를 숙여 타이슨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두 악동의 대결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타이슨은 전날 계체 행사에서 폴에게 '핵따귀'를 안겼고, 폴은 이날 경기 에 앞서 그의 형이자 역시 유명 유튜버인 로건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등장했다. 반면 타이슨은 현역 때 그랬던 것처럼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조용히 링에 올랐다.
[알링턴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마이크 타이슨과 경기에 앞서 형 로건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등장하는 제이크 폴(왼쪽). 2024.11.16 zangpabo@newspim.com |
[알링턴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현역 시절때 그랬던 것처럼 검은색 셔츠를 입고 등장하는 마이크 타이슨. 2024.11.16 zangpabo@newspim.com |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타이슨은 가드를 얼굴까지 올린 채 접근전을 펼쳤다. 묵직한 왼손 훅을 적중시키기도 했다. 이에 비해 폴은 뒤로 물러나며 카운터 펀치를 노렸다. 환갑을 바라보는 타이슨이 폴의 스피드를 따라잡는게 쉽지는 않았다.
폴은 3라운드 들어 몇 차례 몸통 펀치를 적중시켰고, 타이슨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어느새 관중석에선 타이슨을 응원하는 목소리 일색이었지만 타이슨의 주먹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관중석 분위기는 식었다. 타이슨은 제 자리에 멈춰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폴은 가드를 내린 채 펀치를 퍼부었지만 그래도 타이슨을 쓰러뜨리지는 못했다. 결과는 폴의 판정승이었다.
[알링턴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제이크 폴(왼쪽)이 왼손 잽을 마이크 타이슨의 관자놀이에 꽂아넣고 있다. 2024.11.16 zangpabo@newspim.com |
[알링턴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제이크 폴(오른쪽)이 마이크 타이슨의 가드 위로 오른손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2024.11.16 zangpabo@newspim.com |
타이슨은 이날 대전료로 2000만 달러(약 279억원)를, 폴은 2배 많은 4000만 달러(약 558억원)를 챙겼다. 폴이 소유한 회사인 'MVP(Most Valuable Promotions)'에서 이날 경기를 주최했다. 원래 이 경기는 7월 2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타이슨이 5월 궤양 발작을 일으키는 바람에 경기가 연기됐다.
정식 복싱시합은 라운드당 3분으로 치러지는데 타이슨의 건강 상태를 감안해 2분 8라운드 특별룰이 적용됐다. 글러브도 헤비급 정식경기에서 사용되는 10온스(283.4g) 대신 14온스(396.8g) 글러브가 사용됐다.
[알링턴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간간이 나오는 펀치이지만 마이크 타이슨(오른쪽)의 강력한 훅은 제이크 폴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2024.11.16 zangpabo@newspim.com |
현역 시절 50승(44KO) 6패를 기록한 타이슨은 무자비한 펀치력으로 세계 복싱계를 평정했다. 하지만 성폭행, 마약, 음주 등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1997년 6월 28에는 에반더 홀리필드(미국)와 경기에서 귀를 물어뜯어 실격패 당하기도 했다.
폴은 2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이자 복서다. 유튜버를 하다가 돈 냄새를 맡고 2020년 뒤늦게 프로복싱 데뷔전을 치른 뒤 타이론 우들리(미국), 앤더슨 실바(브라질) 등 종합격투기 UFC 챔피언 출신 스타들을 복싱으로 꺾었다. 복싱 경력으로는 타이슨과 비교되지 않지만 스포츠베팅업체들은 폴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의 전적은 이제 11승 1패 7KO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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