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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일회용컵 반납 제각각...환경부 자율규제 '구멍'

기사입력 : 2024년11월07일 13:18

최종수정 : 2024년11월07일 13:18

다수 브랜드가 경쟁사 브랜드 일회용컵 반납 거부
스타벅스 일회용컵, 경쟁사 파스쿠찌서 반납 불가
정부 인센티브 지원에도…매장 절반 교차반납 불허
일회용컵 회수 시설 태부족…무인회수기 19개 그쳐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브랜드 일회용컵 교차 반납이 제각각으로 이뤄지면서 국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면서 일회용컵 반납을 업계 자율에 맡겼는데, 다수 브랜드가 경쟁사 브랜드 일회용컵 반납을 거부하면서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 2년간 일회용컵 보증금제 관련 민원 3949개 접수…절반이 반납 민원

7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전달받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관련 민원 및 회수시설 현황'에 따르면, 지난 2년간('22.12.2~'24.10.22) 총 3949개의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이 중 반납 관련 민원이 1956개로 절반에 달하고, 회수·재활용에 대한 민원도 173건에 달했다. 

반납 관련 민원은 보증금제 적용 일회용컵 회수가 브랜드별 통합되지 않고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주로 꼽았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일회용컵이 경쟁사인 파스쿠찌에서 반납할 수 없다거나, KFC 일회용컵을 롯데리아에서 반납할 수 없다. 또 회수·재활용 관련 민원의 대부분은 일회용컵 회수시설 부족을 지적했다.

올해 9월 기준 일회용컵 회수시설은 무인회수기가 총 19개(세종 9개·제주 10개), 간이반납기가 767개(세종 174개·제주 593개)에 그친다.(아래 표 참고)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전국 주요 커피 판매점, 패스트푸드점 등을 대상으로 제품 가격에 일회용컵 1개당 300원의 자원순환보증금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즉 소비자는 음료를 일회용컵에 구매할 경우 보증금을 지불하고 해당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일회용컵 재사용이나 재활용 등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20년 5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을 개정, 지난 2022년 12월 도입했다. 전국 시행에 앞서 제주와 세종을 선도지역으로 선정하고 1회용컵 보증금제를 시범 도입했다. 

당초 입회용컵을 아무 업소에나 반납하면 보증금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려 했으나,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앞두고 교차반납(타 브랜드 반납) 거부를 허용했다. 실제 타 브랜드 일회용컵을 반납을 거부하는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국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 환경부, 일회용컵 반납 업계 자율 운영…"교차 반환 인센티브 지원" 해명

이에 대해 환경부는 보증금제 적용 일회용컵 반납을 업계 자율에 맡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타 브랜드 컵을 반환할 경우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신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과정에서 소비자 반납 불편 해소를 위해 교차 반환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타 브랜드 컵을 받는 교차 반환을 엄격히 적용하기보다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보증금제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  

현재 제도에 참여 중인 총 701개(제주 512개, 세종 189개) 매장 중 절반가량인 390개(제주 311개, 세종 79개) 매장이 교차반납에 동의했지만, 국민 불편은 여전하다. 특히 세종은 교차반납 허용 매장이 제주에 비해 적다 보니 집집마다 일회용컵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보증금제 적용 일회용컵이 집에 쌓여있는 모습 2024.11.07 jsh@newspim.com

한편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확대 방안에 대해 "지키기 어려운 규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일회용품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방향은 확실하다"면서 "(다만) 지킬 수 없는 방법을 강제로 동시에 시키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와 관련해 "현 제도를 획일적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보다는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실무 협의·논의 중인 안으로 국회·지자체·업계 등과 협의 후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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