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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이퐁 미나토 레지던스 고급아파트, 한국 투자자들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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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하이퐁 대규모 부동산 개발 현장을 가다

[베트남 하이퐁=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1시경(현지 시간) 베트남 하이퐁 깟비(Hải Phòng Cát Bi) 국제공항. 국제공항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지방 공항보다 못한 아담한(?) 규모다.

베트남 현지 저비용항공사(LCC) 비엣젯이 인천국제공항부터 이곳 공항까지 직항으로 독점적으로 운항하고 있으며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시차는 2시간 늦다. 입국장 앞 공항 도로는 여느 공항처럼 입국자를 실어나르기 위해 택시와 승합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하이퐁 역시 한국 기업의 아성답게 일본 토요타보다는 현대와 기아차가 흔하게 보이는 도시였다.

베트남 하이퐁 위치도 [사진=뉴스핌 DB]

날씨는 잔뜩 흐려서인지 생각보다 습했고 스산한 느낌이었다. 이곳에서 도움을 주신 장복현 하이퐁 한인 회장의 말로는 베트남도 이상 기후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장복현 회장은 "겨울에 접어드는 시기부터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건기인데, 흐리고 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면서 "특히 한 달 전 들이닥친 태풍 '야기'로 인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실제 하이퐁 시내 곳곳에는 아직도 가로수가 뽑힌 채 나뒹굴고 건물 외관이나 간판이 훼손된 상흔이 남아 있었다.

베트남 하이퐁 등 베트남 북부는 지난 9월 7일 슈퍼태풍 야기가 강타하면서 350명 이상 사망 또는 실종되는 인명 피해를 입었다. 강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했기에 전력망과 인프라의 피해도 상당했다고 한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약 11조 동(약 5962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하이퐁에서 한인 교민이 밀집해 있는 반 카오 거리 [사진=뉴스핌 DB]

◆ 베트남의 인천 하이퐁, LG, 삼성그룹 계열사·협력사 집중 투자 'K-공업도시' 부상

하이퐁은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에 이은 3대 도시이자 해안 공업도시로 국내 기업들의 현지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 지역이다. 베트남의 인천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은 실제 인천시와 자매 결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교민 수는 생각보다 많은 편은 아니었다. 장복현 회장은 "하이퐁에서 순수하게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대략 2000명이고 출장 등 단기 거주자 등을 포함하면 약 5000명으로 추산된다"며 "하이퐁 현지 교민들은 주로 시내 반 카오(Van Cao) 중심으로 한인타운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하이퐁에서 차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짱쥐에 공단 내 LG 현지공장 [사진=뉴스핌 DB]

특히 하이퐁 지역은 LG그룹이 최대 투자자다. LG이노텍을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 CNS, LG화학, LG상사 등과 협력사들이 하이퐁 지역에 거점을 두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이들 기업은 하이퐁 지역 전체 수출액의 43%를 책임지고 있다. 누적 투자액은 82억 4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들 공장 일부 역시 공장 벽이 무너지고 창고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긴 했으나 다행히 신속한 복구로 공장 가동이 재개됐다고 한다.

하이퐁 시내에서 차로 40여 분 거리에 위치한 짱쥐에 공단을 잠시 둘러볼 수 있었다. 공단에서 규모가 큰 공장들은 대부분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계열사와 희성전자 등 협력사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공단 주거상업지역 역시 곳곳에 한글 간판들이 눈에 띄었다.

다만 예전 만큼 활기를 띠고 있지 않다는 게 현지 주재원의 얘기다. 이들 기업들의 투자가 정점을 이뤘던 팬데믹 이전에는 하이퐁에 가족 단위의 주재원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홀로 주재하는 주재원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 물가와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현지 파견 주재원을 단신부임 형태로 파견하는 추세라고 한다.  

빈그룹 계열사인 부동산개발 공기업 빈홈이 27억 달러를 투자해 조성하고 있는 빈홈 로얄 우엥 아일랜드 프로젝트 모형 [사진=뉴스핌 DB]

◆ 단독주택 한 채 40억 원 "강남 집값 뺨치네"…'슈퍼리치'만 살 수 있는 빈홈 로얄 우엥 아일랜드

아쉽게도 일정상 현지 공장 내부를 둘러보지 못하고 베트남 최대 그룹 빈(VIN)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빈홈(Vinhomes)이 총 24억 달러를 투자하는 빈홈 로얄 우엥 아일랜드(Vinhomes Royal Vu Yen Island) 프로젝트 현장을 찾았다.

빈홈은 모기업인 빈그룹에 이어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이자 가장 큰 상업용 부동산 개발 업체다. 빈홈은 베트남 전역의 40개 도시에서 부동산을 개발하며 베트남에 1만 6000ha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또 빈홈은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랜드마크 81의 주인이기도 하다.

빈홈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인 빈홈 로얄 우엥 아일랜드는 하이퐁 북동부에 3개의 강, 즉 박당(Bach Dang), 루오론 강(Ruot Lon River), 깸 강(Cam River)으로 둘러싸여 있는 약 8.77㎢ 규모의 섬이다. 여의도 면적(4.5㎢)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빈홈 로얄 우엥 아일랜드 내 조성 중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핌 DB]

이 섬으로 들어서니 한창 3, 4층 건물들이 도로 사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다만 주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데다가 오가는 공사 차량으로 인한 분진 때문에 공기가 상당히 탁했고 어수선했다.

차로 5분 정도 들어가니 고급스러운 모델하우스 건물이 위치해 있었다. 이곳에서 전체적인 프로젝트를 파악할 수 있었다. 빈홈은 이곳에 2만 가구 규모의 단독주택과 콘도를 짓고 있다. 신도시 급 규모로 학교, 병원, 쇼핑센터, 공원뿐만 아니라 섬 중앙에는 골프장과 왕립 승마장, 놀이공원, 사파리 동물원, 강변 산책로 등도 갖춰진 거대한 리조트로 조성 중이었다.

직접 주요 현장을 둘러보는데만 30여 분이 걸릴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더욱이 단독주택의 가격을 듣고 입이 딱 벌어졌다. 현지 분양 관계자는 3층짜리 단독주택 분양가격이 한화로 40억 원이라고 소개했다. 정원과 집 앞은 '워터 프런트'여서 강 조망과 함께 보트를 탈 수 있게 돼 있다지만 우리나라 강남 집값 뺨치는 가격이다. 한 부지에 2가구가 공유하는 듀플렉스 주택은 이보다 절반 가격인 20여 억 원이라고 한다.

빈홈이 빈홈 로얄 우엥 아일랜드 내에서 분양 중인 단독주택 분양가격이 한화 40억 원에 달한다. [사진=뉴스핌 DB]

베트남의 국민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대체 이 집들을 누가 살까 싶었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 법인이나 외국인이 주 타깃이라고 한다. 특히 일본과 한국 이미지를 테마로 한 빌리지가 따로 조성되어 있지만 실제 한국인이 입주해 있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정작 분양받는 사람은 베트남 내국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른바 경제 발전과 함께 부를 이룬 베트남 '슈퍼리치'들이 분양 마케팅 대상이라고 한다. 하이퐁뿐만 아니라 하노이 거주자들이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구입하고자 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 분양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하이퐁 도심 '워터프론트 시티' 신흥 주거지역 부상…미나토 레지던스 CT2 한국인 거주 비율 높아

워터 프론트 시티 내 조성된 일본 더 미나토 레지던스 조감도 [사진=뉴스핌DB]

이 같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하이퐁 시내에선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레지던스 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하이퐁 시내 5㎞ 반경 내 신흥 주거지역으로 조성 중인 곳이 부이엔 지역이다. 이곳에는 외국계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투자 중인 건물들이 들어섰거나 조성 중이다. 부이엔 로터리 교차로 중심으로 싱가포르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센토사가 27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인 '스카이파크 하이퐁'을 짓고 있으며 싱가포르계 외국인 학교를 짓기 위한 부지도 마련돼 있다.

이를 마주한 위치에 워터프런트 시티가 있다. 이곳에는 일본 다이와주택그룹 계열사인 후지타와 종합디밸로퍼업체인 타카라 레벤사가 공동 투자한 곳으로 니코 호텔과 미나토 레지던스가 각각 두 동씩 들어서 있다. 미나토 레지던스인 CT2와 CT1은 각각 지상 26층, 462가구 규모로 먼저 지어진 CT2는 100% 분양 완료된 상태이며 CT1을 분양 중이다.

워터 프론트 시티 내 조성된 일본 더 미나토 레지던스 전경 [사진=뉴스핌DB]

이 레지던스는 일본계 회사들이 짓긴 했으나 하이퐁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많은 만큼 한국인 거주 비율이 높다. 하이퐁 지역은 2000년 초반부터 국내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한 곳이며 2010년 중반에 앞서 얘기한 LG그룹 외에도 삼성, 포스코 등 대기업과 협력사들이 현지 공장을 지으면서 주재원 거주자들도 급격히 늘었다.

이곳을 시행한 부동산 개발업체인 더 미나토 베트남의 오카모토 카츠히코 지사장은 "입주자의 35%가 주재원 등 한국인으로 외국인 거주 비율 가운데 가장 높다"면서 "현재 분양 중인 CT1의 일부 물량도 한국인에게 분양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곳의 분양 타입은 크게 방 1~3개로 우리나라 아파트 16평~30평형대 아파트 규모에 해당된다. 분양가는 방 2개짜리 20평형대 대략 원화 기준으로 2억 1000만 원대이다. 앞서 방문한 빈홈 로얄 우엥 아일랜드의 단독주택 가격과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인다.

◆ 베트남 비거주 한국인 부동산 투자 까다로워…"절차 및 규제 숙지해야 낭패 안본다"

일본 더 미나토 레지던스가 분양 중인 CT1 20평형대 내부 모습 [사진=뉴스핌DB]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경제 성장 부침에 따라 상승기와 침체기를 겪어 왔다. 2010년 중반 한때 베트남 현지에 국내 몇몇 건설사들이 'K-아파트'로 진출하면서 투자 붐이 일기도 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은 초기 차익과 달리 베트남 경기 침체와 함께 손해를 본 사례들이 있다.

베트남에 거주하고 법인 사업체를 갖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미나토 레지던스를 분양받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국내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투자용으로 분양 받으려면 해외투자 신고 절차를 반드시 밟아야 한다. 베트남 현지은행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국내 거주 한국인도 거주증 없이 베트남 현지 계좌와 모바일 뱅킹 개설이 가능하다"면서 "내년부터는 현지 거주와 사업 법인 증빙 서류가 있어야 하며 현지에서 직접 계좌 개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내국인이 투자용으로 이 같은 절차를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발생하는 수익을 회수할 때도 사전에 투자 신고를 해야 하는 점도 유의할 사항이다. 현지은행 관계자는 "내년부터 금융 실명제 시행 등 관련 법규가 강화돼 외국인 규제가 점차 까다로워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나토 레지던스 CT1 한국 분양대행사인 글로벌PMC의 김용남 대표는 "국내 투자자의 경우 해외투자신고한 금액은 외국계 은행인 SC은행과 UOB를 통해 계좌 개설, 분양대금 송금 및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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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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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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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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