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인공지능(AI)시대의 도래로 국내 제조업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제조업은 AI를 입혀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인구 감소·탄소 감축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AI 자율제조'가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직면한 현재,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이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이 중 사용자가 요구하는 대로 원하는 결과물을 생산해 내는 인공지능 기술 'AI'는 다양한 산업 분야와 융합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가는 중이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AI 자율제조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나영 중기벤처부 기자 |
AI 자율제조는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하는 기계·로봇·장비가 AI 기술을 활용해 제조 공정의 상황을 인지·판단하고 제어하면서 자율적으로 협업 생산하는 제조환경을 뜻한다. 작업자의 제조 공정 개입을 최소화해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생산성과 품질을 제고하는 등 미래 제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 속에 미래의 필수 생존 전략인 'AI 자율제조'는 중소기업의 제조업 혁신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전체 기업 중 약 99%를 차지하며 산업 생태계의 매우 중요한 역할을 소화하는 중소기업이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AI 자율제조 전략 1.0'을 발표하고 'AI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 본격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총 12개 업종에서 대기업 9개, 중견·중소기업 17개 등 26개 기업이 과제 주관사로 참여해 올해 3조 70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진다. 올해 26개 선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오는 2028년 2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중소기업들이 AI 자율제조를 적극 도입하기 위한 현실의 벽은 한없이 높다. AI와 자율제조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자금과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기술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책연구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올해 발간한 보고서 '소프트웨어(SW) 중심 사회'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AI 기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산업 현장에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중소기업 758곳을 대상으로 AI 기술 활용도·수용도·유용성 등을 조사한 결과, 대체로 AI 우수성과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지만 '자연어 이해·인식 처리 기술'과 '생성 AI 기술' 등을 포함한 12가지 세부 기술 항목에서 미래전망 평균 점수는 5.17점(7점 척도 기준)이지만, 활용도 점수는 4.93점에 불과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과 정책, 중소기업의 자발적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중소기업이 AI 자율제조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자금과 인력 지원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AI 자율제조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
동시에 중소기업은 관련 기술 도입 시, 기존의 생산 방식과 충돌하지 않도록 조화롭게 통합하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 기존의 생산 방식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기반 마련이 형성돼야만이 중소기업이 제조업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자율제조'가 제조업의 새로운 산업 모델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AI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조업은 한국 경제의 근간이자 전통적인 주력 산업이다. 정부와 중소기업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뒷받침 돼야만 한국의 뿌리 산업이 세계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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