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에 9월 상승세 꺾여, 10월도 유사 전망
실수요자 악영향 우려에 전세대출 규제는 '신중'
부처간 정책대출 혼선 일축, 공급 속도는 조절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가계대출 관리강화 기조속에서도 전세대출에 대한 규제만큼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무주택자 등 서민 실수요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DSR 확대 등은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등 관계 부처와의 정책대출 '엇박자' 논란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9.12 yooksa@newspim.com |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28조6000억원이나 '급증'한 가계대출은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과 시중은행의 자체적인 대출규제 강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9월에는 증가폭이 전월 대비 4조5000억원 줄어든 5조2000억원으로 집계되며 어느 정도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폭이 전월 8조5000억원에서 9월에는 6조9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 줄어드는 등 확연한 꺾임세를 보였다. 은행권 가계대출도 9조2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3조5000억원이나 축소됐다.
김 위원장은 "10월 최종 수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9월에는 연휴 등으로 영업일이 적어서 전월 대비로는 증가폭이 소폭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수치가 나오면 그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소득을 기준으로 감당(상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가계대출 관리강화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서는 주담대 뿐 아니라 전세대출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전세대출은 무주택자도 많고 아무래도 실수요자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현 정부 뿐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전세대출에 대한 DSR 확대 등 규제 적용은 실행으로 옮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가계대출 증가 추세 등을 봐야하겠지만 최대한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등 관계 부처간의 정책대출 관련 정책 혼선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디딤돌대출이나 신생아대출 등 정책대출이 가계대출 증가 요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부처간 의견대립이 확대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책대출은 디딤돌대출처럼 그 목적이 분명한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는 국토부도 우리도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그 증가폭이나 속도는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우려에 대해서도 "전월 대비 늘고 있는 건 맞지만 추가적인 대출규제는 최종적인 수치를 본 후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