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중국과 인도가 관계 개선을 선언한 가운데, 양국 관계의 '해빙'을 위해 러시아가 중재자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독일의 도이체 벨레(DW)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알카 아차리야(Alka Acharya) 인도 중국연구소 명예 소장은 "중국과 인도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 브릭스(BRICS)가 막후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설득이 특히 중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브릭스를 통해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기존 국제 질서에 도전하고자 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22일부터 사흘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거의 모든 정상과 양자회담을 가지며 서방의 제재와 외교적 고립 시도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4년 넘게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면서 브릭스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브릭스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짐 오닐은 중국과 인도의 대립 등으로 브릭스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의 스리칸트 콘다팔리 중국학 교수는 "러시아는 브릭스 같은 포럼에서 다극 진영을 확대하고 제재를 무력화하며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와 중국이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아차리야는 "인도와 중국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안정성과 영향력이 약화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인도에 있어 다자간 협의체는 중요한 플랫폼이고, 러시아와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과 인도는 지난 21일 양국 간 국경 군사 순찰에 합의했다. 이틀 뒤인 23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5년 만에 공식 양자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전면적인 회복을 선언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영문)는 24일 "국경 긴장 완화 뒤 (중국과 인도 간) 경제 및 무역 협력 강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며 "이는 두 나라 간 협력이 가진 광범위한 잠재력 때문"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미국의 디 커플링 전략과 기술적 제재에 따른 압력은 두 나라 모두의 지역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정학적 위험을 증가시켰다"면서 "미국이 '디 커플링'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서 중국과 인도의 강화된 협력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지역의 주요 강대국인 중국과 인도는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및 국제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파트너십은 공동의 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시급한 지역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싱크탱크인 글로벌 트레이드 리서치 이니셔티브(Global Trade Research Initiative)에 따르면 2023/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인도와 중국 양자 무역액은 1184억 달러(약 165조원)에 달했고, 인도의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잔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중)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담 기간 비공식 만찬에 앞서 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23 wonjc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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