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3분기 GDP 0.1% 성장 그쳐
기재부, 올해 성장률 2.6% 목표 제시
4분기 대내외 변수 많아…불확실성↑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 멈춰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역동경제'를 외쳤지만 경제 활력은 주저 앉았다.
수출과 건설투자의 감소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4분기 내수 경기 활성화를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수출을 가로막을 글로벌 변수가 산적한 실정이다.
정부는 당초 목표로 제시한 2.6% 경제성장률에 도달할 수 있을지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정부 "정부 기여도 대비 민간 기여도 악화 원인은 건설투자 감소"
한국은행은 24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수출과 건설투자의 감소세로 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성장이다.
민간소비는 재화(승용차, 통신기기 등) 및 서비스(의료, 운수 등)소비가 늘어 전기 대비 0.5% 증가했고 전년동기 대비 1.3% 올랐다.
국내총생산 및 지출항목별 증감률 [자료=기획재정부] 2024.10.24 biggerthanseoul@newspim.com |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전기 대비 2.8% 감소, 전년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제조용장비 등)와 운송장비(항공기 등)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6.9% 증가했으며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출은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0.4% 감소한 반면 전년동기비 6.5% 증가했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전기 대비 1.5% 증가했으며 전년동기비 4.3% 늘었다.
이날 기획재정부도 별도의 설명을 통해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이승환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3분기 경기 상황의 가장 큰 특징은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0.9%포인트로 나왔는데, 정부와 한은이 예상했던 흐름에 부합한 것"이라며 "다만 순수출의 기여도가 마이너스 0.8%포인트 나와서 결국은 플러스 0.9와 마이너스 0.8에 의해서 결국 전기 대비 0.1%의 비교적 제약된 성장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 과장은 "건설 투자는 지금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 모두 감소하는 모습이었고 이 부분은 정부도 어느 정도 예측했던 부분"이라며 "민간의 성장에서의 정부의 기여도는 플러스 0.5%포인트를 기록했고 민간이 마이너스 0.4%포인트를 기여했는데 민간 기여도의 약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장 큰 요인은 건설투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 난항…4분기 변수 산적
시선은 2.6% 성장률을 지켜낼 지 여부에 쏠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2일 '2024년 10월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한 2.5% 수준으로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전망치와 같다. 한국 정부(2.6%)보다는 낮고 한국은행(2.4%)에 비하면 소폭 높다.
그러나 이번 한은의 3분기 GDP 속보 발표를 보면 IMF의 성장률 유지 판단 역시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들린다.
이날 한은과 기재부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3분기 경제 성적표를 토대로 4분기만으로 극적 성장세를 견인한다는 데는 대체로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은의 경우, 당초 목표치인 올해 2.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1.2% 성장세를 보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재부는 0.2%포인트 높은 2.6%를 제시한 만큼 한은의 전망보다는 높은 수치가 4분기에 나와야 당초 제시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최근 10년 동안의 분기별 전년동기 대비 총수출의 증가율을 보면 평균적으로 3.2% 수준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이번 3분기에는 6.5% 이기 때문에 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더라도 전반적인 수출 상황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도 함께 제시됐다.
내수의 경우, 고물가·고금리가 완화되고 있고 이후 수출 개선에 따라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이는 가계 소득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기재부는 성장률 목표치 달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두고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승환 과장은 "여전히 건설 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고 수출의 측면에서도 지금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3분기보다는 4분기에 조금 더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률 목표치 달성 여부에 대해) 대내외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 있어 확신을 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의 조기집행에 서두르긴 했지만 사실상 긴축 재정 여건 속에서 경기 부양 효과는 미미하다"며 "역동경제에 대한 목표치만 제시했을 뿐 실행계획 역시 그동안에도 보면 너무 장기적으로만 보고 있어 단기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