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고위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주 인도를 방문한다. 고속 성장 중인 인도와의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를 원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외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등 내각 고위 대표단과 함께 오는 25일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방문 기간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7차 독일-인도 정부 간 협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숄츠 총리의 이번 방문이 '민감한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인 수출 부진 등으로 경제가 2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이 독일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특히 2022년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디 리스킹(de-risking)'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그간 값싼 러시아산 에너지에 크게 의존해 왔던 가운데 전쟁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류에 제재가 가해지고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며 경제에 타격을 주자 특정 국가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원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독일은) 인도가 '신(新) 중국'이 되진 않더라도 방대한 인도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숙련된 젊은 노동력과 낮은 비용, 높은 경제 성장률 등도 인도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인도 기업들은 인도의 성장 전망을 낙관하며, 자동차부터 물류 분야에 이르는 독일 기업들이 인도 진출을 원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컨설팅 업체 KPMG와 독일 해외 상공회의소(AHK)가 독일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82%가 향후 5년 간 인도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으며, 59%는 인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대 인도 투자 확대를 계획 중인 기업 비중은 2021년의 36%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인도 시장에 대한 신뢰와 낙관적 전망을 반영한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일례로 독일의 물류 대기업 DHL은 인도의 급성장 중인 전자상거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26년까지 5억 유로(약 7454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과 자국 내 높은 생산 비용 등 부담을 안고 있는 폭스바겐은 지난 2월 현지 자동차 업체인 마힌드라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상공회의소의 볼커 트레이어 대외 무역 책임자에 따르면, 독일의 대인도 직접투자액은 2022년 약 250억 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대중 투자액의 약 20% 수준으로, 10년 뒤에는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레이어는 "중국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독일 기업들에 인도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디 리스킹'의 성공 여부는 인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엘마우 로이터=뉴스핌] 2022년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에서 개최된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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